입법 '지지부진'에 정부 '고육책'…"52시간제 안착이 중요"
특별연장근로 확대 노동계 반발…전문가들 "계도기간동안 근본책 마련해야"
입력 : 2019-11-18 17:04:48 수정 : 2019-11-18 17:04:48
[뉴스토마토 김하늬·백주아 기자] 정부가 계도기간 부여와 특별연장근로 인가 문턱을 낮추는 내용의 주 52시간제 보완책을 내놓은 것은 탄력근로제 개선 등 국회입법이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법 개정 없이 행정부 차원에서 내놓을 수 있는 방안을 최대한 마련해 입법이 안되더라도 긴급 보완책으로 주52시간제를 현장에 안착시키겠다는 취지다.
 
18일 정부가 내놓은 보완책에는 '특별연장근로'를 최대한 확대하는 것과 계도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특별연장근로제도 확대는 논란이 일 전망이다. 정부가 국회 입법이 되지 못하면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특별연장근로제도를 확대한다는 입장이어서다. 노동계가 특별연장노동 강제를 강력히 우려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는 자연재난 등의 사고를 수습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연장근무가 필요한 경우, 근로자 동의와 고용노동부 장관 인가를 받아 1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가 가능토록 한 제도다.
 
현재는 태풍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나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에 따른 재난, 혹은 이에 준하는 사고의 수습을 위한 경우에만 허용하고 있다. 실제 최근에 일본수출규제와 아프리카 돼지열병 사태로 각각 20건과 81건을 인가 한 바 있다. 정부는 여기에 일시적인 업무량 증가 등 경영상 사유를 포함하도록 관련 시행규칙을 개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해외사례를 들고 있다. 해외에서도 특별연장근로에 대해 넓게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은 예측 어려운 대폭적인 업무량이 증가할 경우 1개월 100시간, 720시간 한도로 허용하고 있으며 독일은 특정 시기에 업무량이 많은 경우 6개월 또는 24주를 평균한 1주 노동시간을 48시간 이내로 지키는 한도에서 연장노동을 허용한다. 정부 관계자는 "그간 우리나라는 주68시간까지 근로가 허용돼 특별한 사정을 굉장히 제한적으로 해석했었다""지금은 52시간이기 때문에 다른나라 사례와 봤을때 확대가 필요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특별연장노동 확대 허용은 노동시간 단축이라는 정책 기조 자체를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이번 보완책으로 기업은 '생산량이 급증하는 시기'를 비롯해 '경영상의 이유'로 특별연장노동을 강제할 수 있게 됐다""기업의 자의적 해석이 가능할 정도로 확대된 허용요건은 사실상 기업에게 '일상적'으로 특별연장노동을 허용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도 "노동시간 단축을 훼손하는 보완책이나 법 개정 등 잘못된 시그널을 보냈기 때문에 기업들이 주 52시간제 시행을 준비하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
 
계도기간을 주는 것과 관련해서는 큰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대기업도 계도기간을 거쳐 주 52시간제 정착을 이어나갔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는 300인이상 대기업에 9개월간 계도기간을 부여한 바 있다. 정부 관계자는 "대기업에 대한 계도기간 부여한 것을 감안해 그보다 충분한 계도기간을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중소기업은 최소 9개월 이상의 유예기간을 받게 될 전망이다.
 
다만 기업규모에 따라서는 차등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구체적 규모를 밝히지 않았지만 소규모 사업장일수록 계도기간을 확대하고, 개선계획을 제출한 기업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노력을 꾀할 경우 계도기간 부여를 우대하는 식이다. 정부는 탄력근로제 단위기간 확대를 위한 입법이 성사될 경우에도 현장 상황을 고려해 기업 규모별 계도기간을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입법이 된다 해도 현장에 제도가 안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전문가들은 이번 보완책에 대해 유예기간 동안 더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소기업들이 상당히 어려운 국면에 처해있기 때문에 형사처벌 유예 조치는 당연히 시행해야 한다""정책의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탄력근로제, 유연근로제를 포함한 제도의 후속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일괄적인 적용보다는 노사간의 합의를 통해 합리적으로 근로시간이 조정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김하늬·백주아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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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하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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