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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경색 속 '평화예산' 공방
야 "북한 하루 건너 미사일도발"…여 "정부 적극적인 역할 필요"
2019-11-05 15:41:28 2019-11-05 15:41:28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5일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에서 남북협력기금 등 평화 관련 예산을 놓고 충돌했다. 야당은 경색된 남북관계와 방사포 발사 등 북한의 잇따른 도발을 지적하며 예산 편성의 부적절성을 주장한 반면, 여당은 남북관계 개선 활동을 뒷받침해야 한다며 당위성을 강조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5일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도 예산안 등에 대한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를 진행했다. 사진/뉴시스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통일부를 향해 "내년 예산안 중점 편성 방향을 묻는 답변서에 평화경제란 말이 세차례나 나온다. 평화경제란 개념부터 잘 이해가 안 되지만 모든 게 다 때가 있는 것"이라며 "알다시피 남북 관계가 아주 극도로 경색돼 있다. 더구나 북한이 하루 건너 한번씩 미사일 도발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를 운운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책, 사업의 성과가 담보될 수 있다고 국민들에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돈을 쓴다고 해야 할 것 아닌가. 김정은 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상황에서 평화경제를 하는 데 돈을 쓰겠다고 한다"며 "평화의 기본 인식이 잘못됐다. 돈으로 평화를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이런 계획을 세우는 것인가"라고 질타했다. 정 의원은 "인도주의적인 지원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 북한이 식량을 이미 안 받겠다고 하는데, 쌀포대 제작에 8억원이나 쓴다"면서 "지금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1177만달러 보낸 것을 안 받겠다고 하는데 회수해야 할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안호영 의원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은 남북 간 평화경제 구축의 상징"이라며 "북한의 핵 문제가 언제 해결될 지 모르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남북 간 평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향후 본격적인 경제협력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재개가 무엇보다 절실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사업 재개를 위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남북 관계 특수성을 인정해서 북한에 대한 제재 원칙에서 벗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미국을 비롯해서 국제사회를 설득하고 협조를 구해야 한다고 본다"면서 "통일부가 북한에 금강산 관광 관련 통보를 계기로 그야말로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하고 북한과 협의해서 조속한 시일 내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이 재개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평화경제는 경제를 통해 평화를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라며 "북핵 문제 해결이나, 남북관계 개선 부분들을 추진하면서 경제적으로 서로 이익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늘려가겠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예결위는 회의 초반부터 지난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국정감사 파행 사태를 놓고 또다시 충돌했다. 야당은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과 강기정 정무수석의 국회 출석 및 사과를 요구하면서 청와대가 사전에 아무런 양해도 없이 비서실장 대신 김상조 정책실장이 출석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여당은 운영위 국감은 이미 정리가 된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예산심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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