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래군의 인권이야기)세월호참사 진상규명, 대통령이 독려해야 할 때
입력 : 2019-11-06 06:00:00 수정 : 2019-11-06 06:00:00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지난 10월 31일 발표한 중간 조사결과는 충격이었다. 세월호참사 당일인 2014년 4월16일 오후 5시24분, 물에서 건진 위급한 생존자를 급히 헬기로 이송하지 않아서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내용이었다. 살릴 수도 있었는데 잘못된 병원 이송 과정에서 숨지게 했다는 것이니 어찌 충격이 아니겠는가.
 
맥박이 있던 위급 환자를 배를 다섯 번이나 바꾸어 가면서 병원으로 이송했고, 결국 병원에 도착한 오후 10시5분경에는 숨져 있었다. 헬기로 이송했다면 20분이면 병원에 도착할 수 있었고, 그러면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다는 말이다. 그때 현장에는 헬기가 위급환자를 이송하기 위해서 긴급 출동해 있었지만 지시를 받고 돌아갔다. 또 그 뒤에 다른 두 대의 헬기는 김수현 서해해경청장과 김석균 해경청장을 태우고 돌아갔다.
 
사상 최대의 구조작전을 펼친다는 발표와는 다르게 그때 대부분의 헬기는 팽목항에 대기하고 있었다. 차가운 바닷물에 빠져서 7시간 넘게 사투를 벌이다 발견된 그 학생은 임경빈이다. 그의 부모는 두 장의 사망시간이 다른 사체검안서를 놓고 초기부터 의문을 제기했고 마침내 사참위의 조사결과를 통해 이런 사실들이 확인되었다. 여기까지 오는데 무려 5년6개월여가 걸렸다.
 
이 발표 이틀 뒤인 11월2일 4.16연대는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이 토론회에서 가장 많이 나온 얘기는 세월호 참사로부터 시작된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과 그에 대한 항의로부터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성토였다. 지난 5월 특별수사단을 설치해달라는 국민청원에 대해 청와대는 완곡하게 거부한 바 있다. 조건이 성숙하지 않았다는 이유이지만 사실은 사참위가 조사를 하고 있으니 기다려 보자는 것이었다. 그뒤 정부는 세월호참사에 대한 적극적인 해결 의지를 지금까지 전혀 보이질 않아 왔다.
 
그날 저녁에는 세월호참사 유가족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국민고소고발인대회’를 열었다. 세월호 참사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이 있는 자들과 진상규명을 방해한 자들, 그리고 왜곡보도한 이들까지 122명에 대해서 국민의 이름으로 고소, 고발하자고 결의했다. 고소,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하여 검찰이 특별수사단을 설치하고 전면재수사를 벌이게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국정감사에서 사참위가 고발해 오면 적극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미 사참위는 세월호 DVR 조작과 관련한 건과 청해진 해운이 산업은행으로부터 불법대출 받은 건에 대해 검찰에 수사의뢰를 해놓고 있다. 사회적참사특별법에 따르면, 검찰은 사참위로부터 수사요청을 받으면 검찰총장은 수사와 공소제기 검가를 지명하고, 사건 수사는 3개월 이내에 종료하고, 재판도 신속하게 진행하게 되어 있다. 그럼에도 검찰총장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 이처럼 특별법에 있는 수사와 기소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지 않는 검찰이 자신들이 5년 전에 수사한 결과를 뒤집는 전면 재수사에 나설 것 같지가 않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과 정부는 손 놓고 있는 게 맞는 것일까? 특별법에 따르면 사참위 위원장은 대통령에게 보고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정부의 협조를 요청하는 일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사참위가 발족되고 난 다음 사참위 위원장은 단 한 번도 대통령에게 보고할 기회를 갖지 못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참위 위원장으로부터 사참위 조사 작업 진행과정을 청취하고, 정부가 협조할 수 있는 일은 적극 협조해 나서야 한다. 그래야 정부 각 부처가 다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해 협조하는 분위기로 바뀌고, 그런 힘을 받아서 사참위는 1년여 남은 조사기간 동안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아직 세월호참사 당일 일어났던 일조차 모르고 있다.
 
박래군 뉴스토마토 편집자문위원(pl317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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