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일원화 '후관예우·인재부족' 우려 여전
2026년부터 10년 이상 경력자만 판사임용…출신로펌과 유착 우려
입력 : 2019-10-13 06:00:00 수정 : 2019-10-13 0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판사·검사·변호사 간의 벽을 허물고 필요한 인력을 선출하는 '법조일원화' 시행을 앞두고 법조계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우수한 인재를 영입하기 어려워질뿐만 아니라 변호사 출신 판사들이 과거 직장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해 공정한 판결을 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10년 이상의 법조 경력이 있어야 신임 판사로 임용되는 법조일원화가 2026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그때까지는 2013~2017년에는 3년 이상, 2018~2021년에는 5년 이상, 2022~2025년에는 7년 이상의 경력자를 임용할 수 있도록 유예기관을 뒀다. 실제로 지난 2013년 법조일원화 제도 도입 이후 신규 임용 법관 중 로펌 변호사 출신이 차지하는 비율이 지난해는 60.5%까지 늘어났다.
 
신임 법관 임명장 수여식이 열린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무궁화홀에서 신임 법관들이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그동안 법원과 검찰은사법시험 합격후 사법연수원 졸업생만을 판·검사로 임용해왔지만, 경험이 적은 판·검사의 무리한 재판이나 수사, 사법기관의 폐쇄적 엘리트주의 등의 문제가 대두되며 법조일원화 요구가 나왔다. 로스쿨제도와 맞물려 보다 풍부한 경력을 가진 변호사들이 다양하고 전문화된 분야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법원 내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앞으로는 로펌이나 검찰에서 법관을 임용하니 자신의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인재들이 판사로 지원하는 경우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야기다. 한 법원 관계자는 "이미 10년 동안 자신만의 분야를 구축한 인재들이 상대적으로 적은 보수, 지방 순환근무 등을 무릅쓰고 법관을 지원하겠나"라면서 "법관 임용제도를 급격하게 바꾼 세계에서 유일하다시피한 나라인데 거기에 대한 보완 입법은 미비하다"고 말했다.
 
'전관예우'뿐 아니라 '후관예우'도 걱정해야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정 로펌이나 기업에서 일했던 판사들이 해당 로펌 사건이나 기업이 당사자인 사건을 맡았을 때 공정한 판단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반응도 회의적이다. 지난 11일 임명된 신임법관 80명 가운데 로펌출신 변호사가 과반인 42명을 차지했으며, 김앤장에서만 무려 5명의 변호사가 법관이 됐다. 
 
국회에서는 이런 이해충돌을 막는 법안을 추진 중이지만, 제대로 논의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지난 3월 로펌이나 기업 출신 법관은 퇴직 후 3년간 이전 소속사 사건 재판을 할 수 없도록 하는 이른바 '법조 후관예우 금지법'(형사소송법·민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상정조차 되지 않고 있다. 
 
반면 로펌에서는 기우에 지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 로펌 관계자는 "법조인들이며 자신의 커리어 계획에 따라 방향을 정하는 것"이라며 "후관예우 등의 우려도 기피제도 등이 있으니 보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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