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분조정 앞둔 지주사, 까마귀 배 떨어지듯 주가 곤두박질
소액주주 불만…HDC·롯데·한화 이익조정 확률 낮지만 이슈 상존
입력 : 2019-09-25 15:00:24 수정 : 2019-09-25 15:21:1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지배구조상 지분 정지작업이 필요한 지주회사들이 공통적으로 주가 약세를 보인다. 지배주주 일가 지분을 늘려야 할 필요성 때문에 지주회사 주가는 내릴수록 유리하다. 이 때문에 피해를 보는 소액주주들 사이에선 인위적으로 주가를 관리하는 게 아니냐는 불만도 나온다. 최근 관련 이슈가 있는 몇몇 지주사들은 실제 이익 과소계상 등 위법소지는 적어 보이지만 주가 하방요인이 상존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삼양식품 주식을 처분해 947억여원의 현금을 확보한 HDC는 아시아나 항공 인수를 위한 적극성을 보인다. 관련 인수자금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회사측도 신규투자를 위한 유동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투자는 기대감을 낳지만 역설적으로 HDC는 주가가 부진하다. 부채가 많고 경쟁이 심한 항공 인수에 부정적 시각이 많기 때문이다.
 
주가가 저조한 사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그 후계들은 HDC 지주회사 지분을 여러차례에 걸쳐 사들였다. 주가 방어 측면으로 볼 수도 있지만 정 회장의 세 아들 준선·원선·운선씨가 모두 올해 처음 HDC 주주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승계작업 해석이 분분하다.
 
애초 HDC 주가는 지난해 지주전환 이전부터 약세였다. 당시 인적분할을 통해 자사주 마법막차를 탔던 정 회장은 자사주를 활용한 현물출자 이전 지분이 13.36%에서 직후 31.41%까지 뛰었다. 지난 4월에는 HDCHDC아이콘트롤스로부터 정 회장 등 주식을 매입해 자회사로 편입했는데 공교롭게 매입 전후에만 반짝 주가가 올랐다. 향후 HDC아이콘트롤스가 보유한 HDC 지분 1.78%를 비롯해 몇몇 계열사의 지분을 순환출자 문제로 처분해야 하는데 내부지분으로 확보하려면 현금이 필요하다. 삼양식품 주식 매각 자금은 이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있다. HDC아이콘트롤스에는 정 회장 지분이 28.9% 정도 남아 있어 지배력 강화 차원에서 HDC와 합병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지주사의 주가는 저렴한 게 정 회장에겐 유리하다.
 
HDC 실적을 보면 올 반기말 기준 매출이나 영업이익은 늘어 이익조정 가능성은 낮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중단사업이익이 일시 반영된 기고효과로 대폭 줄어든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정몽규 HDC 회장. 사진/뉴시스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보유한 롯데쇼핑 지분 9.84%를 지주회사에 현물출자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에도 롯데지주 주가가 저렴할수록 신 회장엔 유리하다. 롯데는 호텔롯데 상장 후 지주사와 합병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원롯데' 구상에 따라 호텔롯데 내 일본계 지분을 희석하기 위해 합병 전 현물출자할 것이란 관측이 있다.
 
롯데지주도 실적은 준수하나 주가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사드 이슈부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악영향, 반일 불매운동 등 부정적 이슈가 실적보다 크게 작용하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이 소유한 에이치솔루션이 한화 주식 1.46%를 매수한 것도 화제다. 승계 이슈가 계속됐던 한화 역시 주가는 최근 2년여간 하락세를 보였다.
 
한화 실적은 매출이 유지된 반면 이익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원인은 한화생명, 한화케미칼 등 계열사 실적 부진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현금유입이 줄었고 감가상각비 등 자의적인 조정이 가능한 비용 항목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변동은 없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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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영

뉴스토마토 산업1부 재계팀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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