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권적 정부 시행령, '효력상실' 시켜야"
야 "모법 역주행땐 무효화" 추진…외국선 의회가 시행령 통제
입력 : 2019-09-16 07:00:00 수정 : 2019-09-16 10:12:42
[뉴스토마토 한동인 기자] 정부의 시행령 개정이 상위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하는 사례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법 개정을 통해 모법 취지를 벗어난 시행령에 대해선 국회 의결절차를 거쳐 '효력 상실'이 가능하도록 해야한다는 주장까지 나온다. 
 
과거 세월호 특별법의 경우 '특별조사위원회는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객관성을 유지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박근혜정부는 시행령에서 '위원회 조사1과장을 검찰수사서기관으로 한다'고 적시했다. 상위 법령이 정한 독립성 원칙을 시행령이 어겼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4대강 사업 당시에도 이명박정부는 국가재정법 시행령을 바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에 재해예방 추진사업을 추가해 당시 야당으로 부터 거센 비판을 받은 바 있다.
 
현 정부에선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관련 주택법 시행령 개정이 시장혼란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8월 '최초 입주자 모집 승인을 신청한 단지'로 상한제 적용 시점을 소급 적용 했으며, 대상도 투기과열지구 내 단지로 대폭 확대했다. 하지만 정부의 당초 의도와 달리 분양가 상한제 발표 후 기존의 신축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개인 재산권 침해 논란까지 일었다.
 
42개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모인 미래도시시민연대는 지난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옆 소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개인의 재산권을 뺏는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즉각 중단하라"며 "헌법에 위배되는 소급적용 입법을 즉각 폐기하라"고 주장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주거 안정은 공적자금 투입과 공급확대 정책으로 해결하라"며 "분양가 자율화 정책을 유지하고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국회에선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상위 법령으로 막기 위한 '무력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 지역과 시기를 결정하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주정심)에 민간 위원을 절반 이상으로 확대하는 '주거기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현재 주정심 구성이 정부인사들로 구성된 만큼 정부의 자의적 판단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김 의원은 <뉴스토마토>와 통화에서 "주정심이 국민 생활과 재산권에 지대한 영향을 미침에도 사실상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거수기로 운영돼왔다"며 "특히 법 개정을 통해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과 시기 등 정부가 주요 주거 정책을 자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여지를 없애겠다"고 밝혔다. 시행령이 입법 취지를 훼손한다는 지적에 대해선 "개별 법마다 상임위에서 시행령을 가져오는 것보다 국회법 자체에서 국회가 필요하다면 시행령에 대해 개입할 수 있도록 큰 차원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은 재건축·재개발 사업에서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나 일반분양분 200세대 미만인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의원은 "분양가상한제의 관리처분 계획을 인가 받은 단지를 포함하는 것으로 시행령으로 바꾸는 것, 그게 바로 소급적용이고 재산권 침해"라며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당하는 것을 막는 것이 국회의 의무고 존재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사실상 국민의 재산권이나 기본권을 침해하는 범위나 정도가 국회에서 통과되는 법보다 심한 사안들을 대통령령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실질적 위법행위"라며 "모법의 취지를 역행하거나 벗어나거나 월권하는 것은 시행령 자체가 자동 무효화될 수 있도록 국회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무소속 김경진 의원은 "행정 집행부에게 재량권을 많이 줘서 탄력적으로 대응하자고 하는 것이 시행령 위임의 취지"라며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생각과는 다르게 엉뚱한 부작용들을 낳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상당수 국가들은 국회, 의회에서 불러서 시행령을 아예 통제할 수 있는 제도들을 두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그 부분이 명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정부 시행령에 국회가 개입하는 사례가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왼쪽부터) 자유한국당 김현아 의원,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 무소속 김경진 의원. 사진/뉴시스
 
한동인 기자 bbh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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