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 온다는 소식에 청년단체 “카톡이별보다도 못한 통보”
입주 업체는 물론 부서끼리 사전 통지도 없어…갈 곳 없는 '을'들
입력 : 2019-09-09 06:00:00 수정 : 2019-09-09 06:00: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산하 기관을 이전하면서 대상 부지에 있는 청년단체·업체들과 미리 소통하지 않아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은 갈 곳이 없어 당황해하는 분위기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청년청은 이번달 말쯤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입주단체·업체들을 모아 서울연구원 이전에 대한 추후 대응과 계획을 논의·마련한다.
 
서울시는 서울 내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강남권에 있는 산하 기관인 서울연구원·인재개발원·서울주택도시공사를 오는 2024년까지 강북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지난달 28일 발표한 바 있다. 이 중 인원 300명의 서울연구원은 은평구 서울혁신파크의 북측 부지로 옮긴다. 건물을 허물고 신축하는 공사를 오는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만큼, 부지에 있는 청년청 등 건물에 입주한 단체와 업체들은 수년 내에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한다. 서울혁신파크의 다른 건물이 흡수하는 등 대책이 없으면, 아예 나가야 하는 것이다.
 
문제는 북측 부지에 있는 청년청 입주 청년단체·업체들이 이전 사실을 미리 듣지 못하고, 발표 당일 이후 언론 보도를 통해 접했다는 점이다. 소식이 갑작스러웠기 때문에 이들 중 상당수는 조직의 거취를 아직 제대로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한 청년단체 대표 A씨는 "(연애로 치면) 카톡도 아니고 친구 입을 통해서 이별 통보받은 느낌"이라며 "우리가 이 곳 주민이고 주체인데 당황스럽다"고 토로했다.
 
심지어 청년청 담당 부서조차 기관 이전 총괄 부서나 서울혁신파크 담당 부서로부터 이전 계획을 통보받지 못했다. 청년청 담당 부서 관계자는 "이전 사업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사업 자체를 우선하느라 입주자들을 놓치고 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총괄 부서 관계자는 "서울혁신파크 부서에서 담당할 일"이라며 "저희는 중간에서 조정을 하는 역할일 뿐"이라고 말했다. 서울혁신파크 부서 관계자 역시 "청년청 부서와 총괄 부서의 소관이라 할 말이 없다"며 "입주한 분들도 북측 부지가 개발되면 이전한다는 점을 들어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서울혁신파크 청년청 건물은 임대료가 비교적 싸 입주 청년단체·업체가 현재 54개에 이른다. 보증금은 없고 사용료는 기본형 18.15㎡ 기준으로 월 17만원, 관리비는 1㎡에 2402원이다. 당장 갈 곳 없는 단체와 업체들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
 
게다가 청년청 담당 부서 역시 소통이 완전하진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북측 부지 건물들이 낡아서 이번 이전 계획이 아니라도 언제든지 개발될 수 있는 개발 대상 부지였지만, 정식 입주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담당 부서는 계약 때마다 구두로 알려줬다고 주장했지만, '을' 모두의 기억과 일치하진 않았다. 아예 구두 공지가 없었다고 기억하는 곳들도 있었고, 한 업체 대표는 수년 입주 기간 중 올해 계약에서야 통보받았다고 회상했다. 다른 대표 B씨는 "지난해 계약이나 올해 계약이나 개발 대상 부지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다"며 "지난 5월에서야 알음알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단순히 갈 곳이 없다는 점 이전에, 입주 단체들과 사전 소통이나 협의 없이, 그리고 담당 부서에도 협의 없이 진행되는 것 자체가 문제"라며 "소통 통로가 없는 것도 아닌데, 이제라도 서울시가 가동해 대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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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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