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스토리의 힘으로 해외 OTT에 대응할 수 있다"
성동규 한국OTT포럼 회장 인터뷰…"한국, 웹툰·웹소설 원천 스토리 강해"
입력 : 2019-08-29 13:32:31 수정 : 2019-08-29 15:25:18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한국인은 한국 배우가 출연하고 한국 문화가 깃든 토종 콘텐츠를 좋아합니다. 한국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의 원천인 다양한 스토리와 K팝도 활용한다면 해외 OTT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넷플릭스와 유튜브 등 해외 OTT가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가운데 성동규 한국OTT포럼 회장(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은 한국만의 스토리를 토종 OTT가 클 수 있는 방안으로 꼽았다. 최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중앙대에서 만난 성 회장은 한국인의 정서가 깃든 한국 콘텐츠를 토종 OTT들이 투자해야 할 분야로 제시했다. 그는 넷플릭스는 영화 '옥자'와 드라마 '킹덤'이 넷플릭스에서 제공되기 시작한 시점에 가입자들이 늘어난 점에 주목했다. 결국 한국 가입자들은 문화적으로 공감할 수 있고 한국 배우가 나오는 한국 콘텐츠에 반응한다는 것이 입증됐기 때문이다. 
 
성 회장은 한국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원천의 힘은 결국 스토리에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화나 드라마로 많이 제작되고 있는 웹툰·웹소설 등에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 있다. 성 회장은 "웹툰인 미생과 신과함께는 드라마와 영화로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며 "풍부한 스토리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작가 양성에도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웹툰은 아마추어 작가들에게도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기회를 주고 CJ ENM은 작가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 사무공간과 컨설팅 등을 제공하며 신진 작가 양성에 힘을 쏟고 있다.
 
성동규 한국OTT포럼 회장(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이 서울 동작구 중앙대 연구실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박현준 기자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는 K팝도 한국만의 콘텐츠다. 성 회장은 "K팝도 단순한 공연 영상보다 가수들의 연습과정 등 전세계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에피소드를 영상으로 제작해 콘텐츠를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스마트폰에서 소비되는 OTT의 특성상 모바일 환경에 맞춘 짧은 영상을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 될 수 있다. 미국의 주요 방송은 시즌제는 회당 50분이 넘어가거나 5부작 이상으로 제작하는 등의 정형화된 패턴이 있지만 이와 다르게 10~20분 정도의 짧은 영상으로 틈새시장을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들도 변화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지상파 3사의 OTT '푹'과 SK텔레콤의 자회사 SK브로드밴드의 OTT '옥수수'의 합병이다. 성 회장은 "SK텔레콤이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 아낌없이 투자해주고 지상파 방송사들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난 콘텐츠를 제시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최근 푹과 옥수수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도 다른 OTT에 대한 지상파 방송 콘텐츠의 차별적 거래를 금지하는 조건을 걸었다. 성 회장은 이에 대해 아쉬운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OTT는 자체 콘텐츠로 차별화해야 하는데 이번 공정위의 결정은 아쉽다"며 "곧 디즈니까지 국내 시장에 들어올 텐데 국내 사업자들끼리 개성 없는 콘텐츠를 내세우면 결국 콘텐츠가 아닌 가격 경쟁으로 이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해 규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미성년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제도적 장치는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콘텐츠가 OTT에 있지만 법적 측면에서 제어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성 회장이 지난달 1차 세미나를 열며 창립한 한국OTT포럼은 오는 10월24일 2차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100여명의 개인 회원도 모였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OTT 관련 기업이나 협회에 근무하는 직원들이다. 내년부터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기업 회원도 받으며 포럼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국 OTT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내·외 사업자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야 하기 때문이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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