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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상선 손떼고 '특수선' 수주에 매진
수빅조선소 부실 털고 군함·예인선 등에 주력
수익성 보장된 선박으로 실적 개선 기대
2019-08-08 06:00:00 2019-08-08 06:00:00
[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한진중공업이 군함 등 특수선 수주에 매진한다. 상선보다 경쟁자가 적고 정부가 발주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이 보장되기 때문이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은 올 초 필리핀 자회사 수빅조선소(HHIC-Phil Inc)의 지분을 현지 법원에 넘겼다. 이에 따라 향후 함정 등 특수선 수주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수빅조선소는 선박 건조 능력을 한층 끌어 올리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됐다. 한진중공업은 2004년 선박 대형화가 지속되자 대형선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가 필요했다. 이에 따라 2009년 필리핀에 70만평 규모의 초대형 조선소를 짓고 본격적으로 대형선 영업에 나섰다. 수빅조선소는 첨단 설비와 탁월한 생산능력이 장점을 꼽혀 왔다. 
 
하지만 조선업 불황이 장기화되자 경영난을 겪었다. 수빅조선소는 지난 3년 동안 적자가 누적되는 등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결국 모회사 재무건전성까지 악화됐다. 지난 2월에는 수빅조선소의 회생신청으로 자본잠식이 발생하면서 주식 매매거래가 일시 정지됐다.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사진/뉴시스
 
국내외 채권단은 긴급하게 6800억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했다. 다행이 차등 무상감자와 증자 절차를 거치며 5월 자본잠식 우려 해소로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이로 인해 수빅조선소의 부실을 모두 털어내게 됐다. 이 과정에서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으로 바뀌었고 채권단 관리를 받게 됐다. 
 
앞으로 선박을 건조할 수 있는 조선소는 영도조선소만이 남았다. 다만 영도조선소의 시설현황은 부지 8만평, 도크 3개, 암벽 4개에 불과하다. 당장에도 벌크선 등 상선 일감이 전혀 없는 상태다. 건조 가능한 선박 규모가 제한적인 만큼 방산 등 특수선에 주력할 것으로 관측된다. 1분기 기준으로 1294억8100만원 가량의 일감을 확보했으며 이는 모두 군용 함선 또는 관공선이다. 
 
앞으로 본격 수주영업에 뛰어들 특수선 발주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다. 국내에 군함 건조 자격을 갖춘 조선사가 얼마되지 않기 때문이다. 상선에 비해 경쟁자가 적은 장점이 있다. 또 그동안 쌓은 함정 건조 기술력으로 해외 시장도 노려 볼만 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 조선사가 해외 군함을 수주한 선례가 있는 만큼 해외 수주 가능성도 없지 않다"며 "특히 정부에서 발주한 선박은 어느 정도의 수익성은 보장되는 만큼 향후 실적 개선을 기대할 만 하다"고 분석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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