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금융으로 사회적 가치 창출할 것"
사회적기업에 투자하는 임팩트 금융…재무적·사회적 가치 모두 충족
정부 복지에 의존하는 구조 벗어나…자본시장이 직접 사회문제 해결
입력 : 2019-08-09 06:00:00 수정 : 2019-08-09 06:00:00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정부의 경제방향은 '사람 중심 경제'와 '포용적 금융'으로 요약된다. 시장경제의 약점과 공백을 메움과 동시에, 사회적 문제를 해결한다는 취지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일자리·지역경제 지원 등 사회적 경제의 효과가 취약계층의 버팀목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회적 기업이 중요해진 시점에서 한국사회투자가 눈길을 끌고 있다. 국내 사회적 기업을 육성하고 투자금을 조달하는 임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사회투자는 유망한 사회적 기업을 발굴해 자금을 투자(임팩트 금융)하는 비영리재단이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는 2004년부터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등 금융계에 몸을 담다가, 2016년부터는 사회적 기업의 액셀러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뉴스토마토>는 한국사회투자를 이끄는 이종익 대표로부터 임팩트 금융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해 들어봤다.
  
-임팩트 금융 의미와 한국사회투자가 맡은 일을 소개해달라.
자고로 금융이란 자금이 넉넉한 주체가 필요한 주체에게 공급해서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이처럼 금융은 원래 사회적 목적으로 출발한 개념이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금융이 돈을 버는 구조에만 매몰됐다. 이 상황에서 금융 산업이 성장을 하다 보니 실제 돈이 필요한 곳에서 돈을 못 구하게 되고, 오히려 많은 금리를 주고 빌리게 된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돈이 필요한데, 오히려 그런 곳에 돈이 가지 않는 모순된 구조가 된 것이다.
임팩트 금융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꼭 필요한 것이다. 양극화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든지, 금융본질의 문제를 해결하든지, 짧은 시간 안에 큰 영향 미치는 것이 임팩트 금융이다. 구체적으로 임팩트 금융투자란 투자행위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는 것뿐 아니라 사회나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업이나 기업에 돈을 투자하는 행태를 말한다.
임팩트 금융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가 나올 때 록펠러 재단에서 처음 사용한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어큐먼 펀드 같은 경우, 그보다 먼저 출발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금융 등도 나타났다. 최근에는 JP모건이 글로벌 임팩트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임팩트 금융은 결국 재무적 가치,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충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사회적기업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결국에는 자본시장에서 사회적 경제의 당위성을 고민해봐야 한다. 사실 자본시장이 확대될수록, 새로운 사회문제는 계속 일어나게 된다. 소득 불균형·지역 불균형·양극화 문제가 심해지고 있는 것이 근거다. 현재 이런 것들은 결국 세금 등 복지적인 문제로 해결하고 있다. 연금·최저임금 등이 사회적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안 된다. 자본시장이 고도화될수록 이런 사회문제는 정부만 해결하기에 한계가 있다. 여기서 임팩트 금융은 수익을 창출하면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해 소득·고용문제·세대 간의 문제를 좀 더 빨리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임팩트 금융은 해외와 비교했을 때 어떤가. 
미국에 글로벌 임팩트 투자 네트워크(GIIN)라는 단체가 있다. 여기에 토닉(TONIIC)이라는 서부 지역에 베이스를 둔 임팩트 투자협의체가 있다. 이들은 해마다 리포트 낸다. 이들 기관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임팩트 투자가 현재 투자한 금액은 1140억달러(138조6468억원)이다. 특히 최근 1년간 28조에 달하는 신규 투자가 이뤄졌다. 한국은 실질적으로 나타난 통계는 없지만 일단 수요자 측면으로 봤을 때, 국내 사회적경제 기업이 협동조합·마을기업 등을 포함해 약 10000개나 된다. 여기서 공식적으로 인증된 사회적 기업은 약 3000개를 넘어섰다. 국내 자금 수요는 약 1조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국사회투자는 2012년 창설된 뒤 2018년까지 약 700억 규모의 서울 사회적투자 기금을 운용했다. 이것이 국내 임팩트금융을 활성화하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
 
-투자자 관점에서 사회적 기업은 수익률이 낮을 수도 있다.
임팩트 금융을 단순하게 재무적 수익률로만 바라볼 것인지는 더 고민해봐야 한다. 재무적 측면으로만 따지면 사회적 기업 투자는 수익률이 약한 것이 사실이다. 이는 구조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임팩트 금융 투자는 사회적기업의 순이익을 사회적 가치에만 쓰라고 돼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가치만 추구하면 일반기업보다 생산성이 낮을 수밖에 없다. 투자 수익률 말고, 사회적 가치의 달성도도 봐야 한다. 사회적기업이 활동하면 정부의 복지예산이 감소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훗날 임팩트 금융 투자자에게 세재 감면 등 혜택이 주어지면 투자 이익은 절대 낮지 않다고 생각한다. 
 
-최근 대기업들이 임팩트 투자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모든 기업은 사회적기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개도국일 때, 당시 창업자들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업을 시작했다. 가령 현대건설은 낙후된 인프라를 개선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다. 또 몇몇 대기업들도 당시 빈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기업을 시작했다. 다만, 점차 기업의 수익률이 늘어나고, 규모가 커지면서 본연의 가치보다는 영리적인 수익을 집중하게 된 것이다. 여기서 문제들이 생기는 것이다. 물론 지금 대기업들은 기업을 키우고 남은 돈을 일부 사회공헌 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보면 자산가들의 사회공헌 방안이 아주 다르다. 미국 빌 게이츠의 사회환원 방식을 보면 우리나라와 다르게 조건이나 대가가 없다. 자기가 번 돈을 민간재단에 나눠준다. 
우리나라 대기업도 직접 사회공헌을 하는 것보다, 이제는 사회적 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대기업이 투자·발굴한 사회적기업은 결국 대기업의 이익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어느 사회적기업은 현대자동차의 폐차에서 나오는 폐시트를 가지고 액세서리를 만든다. 현대차는 자동차를 만들기만 하고, 그에 따른 폐기물 처리에도 걱정을 더는 셈이다. 
 
-임팩트 금융이 자리 잡기 위해서 현재 제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은. 
우선 임팩트 금융은 투자금액이 적다. 두 번째는 투자형태가 단순하다. 올해 말 들어와서 메자닌 투자 등의 역할을 할 수 있는 투자기술이 보편화됐지만, 그전까지만 해도 대출 중심이었다. 투자 대상도 너무 초기에 몰려있다. 성장한 기업이 있어야 투자할 텐데 투자받을 만한 대상이 거의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임팩트 금융에 흘러간 자금들이 대부분 정부자금이다. 정부자금 의존도가 큰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민간자본 참여는 상대적으로 늦다. 정부 눈치 보고 있다. 시장의 자체적인 생태계에서 성공사례가 많이 나와야 한다. 그래야 수익률도 높아진다. 우선 투자자·VC들이 이런 생각을 먼저 가져야 하는데 아직까지 과제로 남아있다. 제도 측면에서도 정비가 필요하다. 민간 생태계를 더 활성화했으면 좋겠다. 사회적 은행 허용이 필요하다. 또 사회가치연대기금도 출범했는데 운영안이 확정치 않다. 재단 추진하는 방식이 대출 방식에 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 비영리 기관에도 임팩트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과거 재벌들이 벤처 상속이나 지배구조 문제 때문에 비영리 기관에 투자를 못 하게 했다. 그런 건 풀어줘야 한다. 민간재단들이 임팩트 투자에 나서면 재단으로서도 수요가 많으므로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재단이 투자하게 돼 있다. 우리나라 재단들도 적극적으로 투자처를 발굴 많이 할 수 있도록 투자를 허용해야 한다.
투자 성향도 문제다. 우리나라는 단기투자에 치중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엑시트(투자금 회수) 되기까지 투자 기간을 10년 정도 잡아야 하는데,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어떻게든 조기에 엑시트 하려고만 한다. 이런 부분도 해소돼야 한다.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가 뉴스토마토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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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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