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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사자’ 박서준 “악역 욕심, 우도환 연기에 바로 포기”
“‘청년경찰’ 이후 김주환 감독과 대화로 차기작 교감…그게 ‘사자’”
“영화 속 ‘빙의’ 캐릭터 연기한 단역 배우들, 흥행하면 주목 받길”
2019-07-29 00:00:00 2019-07-29 00:00:00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일단 스타성과 티켓파워 그리고 또래 배우들 가운데 작품 소화력 등 모든 요소들을 따져 봤을 때 동급 최강이란 결과가 나온다. 실제로 충무로 영화 제작 관계자들 사이에서 이 배우 캐스팅은 영화 흥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좋은’(?) 시나리오들은 우선 이 배우에게도 향한단다. 그래서 영화 사자청년경찰 565만 관객을 동원한 김주환 감독의 신작이란 점도, ‘국민배우안성기의 출연작이란 점도 예비 관객들에겐 큰 의미로 다가오진 않는다. 이 영화를 선택하기 위해 가장 큰 요소가 바로 배우 박서준이다. 이미 청년경찰로 김 감독과 함께 작업을 했었다. ‘청년경찰막바지에서 김 감독과 사자에 대한 교감을 나눴다. 그리고 이제 사자를 세상에 선보이게 된 박서준이다. 충무로 상업 영화 시장에선 전례 없던 판타지 오컬트 액션이다. ‘사자이후의 다크 유니버스세계관 구축까지 구상 중인 김 감독이고, 그 중심에 박서준이 있다. 박서준과의 만남은 그래서 설레임이 컸다.
 
배우 박서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언론 시사회 이틀 뒤 박서준과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카페에서 만났다. 김 감독과 함께 했던 전작 청년경찰의 흥행 성공으로 좋은 기억을 안고 있는 그다. 이번 사자는 모든 면에서 청년경찰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사이즈가 커졌다. 우선 장르적으로 오컬트 요소가 많지만 만화적인 설정이 더 많다.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종교적 색채가 강한 판타지 장르로 봐야 할 듯 싶었다.
 
사실 국내 배우에게 판타지 장르는 쉽게 경험하기 힘들죠. 선택 자체에 고민을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요. 그런데 제가 사자에 매력을 느낀 건 여러 가지가 있어요. 가장 큰 게 아마 감독님에 대한 신뢰였어요. ‘청년경찰끝날 때쯤 앞으로 어떤 걸 해보고 싶냐등의 질문을 감독님에게 많이 받았죠. 그렇게 여러 얘기를 나눈 뒤 청년경찰이 완전히 끝나고 내가 준비하고 있는 게 있다라며 시나리오를 보여주셨죠. 저와의 대화에서 나눈 제가 느끼는 갈증에 대한 게 많이 들어가 있었죠. 놓치면 안되겠더라고요.”
 
그가 잡은 사자속 인물 박용후는 이종격투기 선수다. 몸 좋기로 유명한 박서준이지만 일단은 몸부터 제대로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사실 이종격투기 선수 캐릭터는 이미 한 번 경험해 본 바 있다. 2017년 방송된 드라마 , 마이웨이에서 박서준은 격투기 선수로 출연한 바 있다. 당시 캐릭터를 위해 프로 선수의 운동 스케줄을 소화해 본 박서준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고.
 
배우 박서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정말 놀라운 게 몸이 기억을 하고 있더라고요. 하하하. ‘사자촬영 전 준비 기간이 사실 그리 많지 않았어요. 드라마 때는 준비 기간이 넉넉해서 하루 8시간씩 운동을 했어요. 프로 선수 스케줄을 거의 그대로 따라갔으니. 이번에 해보니 몸이 기억을 하더라고요(웃음). 3~4주 정도 되니 어느 정도 몸이 나오더라고요. 옥타곤(격투기 경기장) 촬영 경험도 있고. 익숙했죠. 뭐 부담이라면 실제 선수와의 촬영 정도였죠. 하하하.”
 
영화 개봉 전까지 가장 화제를 모았던 것은 박서준의 사제복 비주얼이었다.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사제복을 입고 나오면 흥행에 성공한다는 공식이 존재해 왔다. 대표적으로 검은 사제들의 강동원, 드라마에선 손 더 게스트의 김재욱, ‘프리스트의 연우진 박용우 등이다. 물론 박서준은 자신의 사제복 비주얼이 이 정도로 화제가 될 줄은 몰랐다며 쑥스러워했다.
 
전 정말 조금도 생각 못했던 거에요. 이게 왜 화제가 됐지? 싶었으니까요(웃음). 사실 영화에선 사제복이 용후에겐 하나의 방패 같은 역할이죠. 기능적으로 그런 역할을 한다기 보단 용후 스스로가 그렇게 느끼고 있는 옷이죠. 액션 연기할 때는 좀 불편해요. 하하하. 용후에게 사제복은 뭐랄까. 악을 물리치기 위한 도구이자 수단 정도로 보시면 될 듯해요. 저보단 최신부(최우식)가 진짜 제대로 된 사제복을 입었죠. 하하하.”
 
배우 박서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자에서 뜻 밖의 화제는 아마도 최신부로 출연한 최우식의 존재감일 것이다. 박서준과 최우식은 영화계에선 둘도 없는 절친으로 유명하다. 한국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 수상작 기생충에 박서준이 이미 카메오로 출연한 바 있다. ‘사자에선 최우식이 카메오로 출연했다. 두 사람은 서로의 작품에 품앗이를 한 셈이다. 우선 박서준은 웃으며 손사래다. 정확하게 설명한단다.
 
품앗이나 공유 등 그런 개념은 절대 아니에요. 서로가 출연에 어떤 역할도 한 적도 없고요. 사실 둘 다 좀 신기해 하고 있어요. 저도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님에게 연락 받고 가서 미팅하고 시나리오 받고 그리고 출연 결정 연락을 받고 한 거고. 우식이도 그렇게 했어요. 물론 서로 친하니깐 나 이번에 이거 한다정도는 공유는 하죠. 그런데 저나 우식이가 출연 결정을 할 정도의 위치도 아니고. 아휴(웃음). 그냥 타이밍이 너무 좋았죠.”
 
박서준의 존재감도 크지만 함께 한 안성기 그리고 신예 우도환의 비주얼도 압권이다. 안성기는 국민배우란 호칭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모습을 선보인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우도환이 연기한 악역 지신의 모습이다. 사악한 악의 이미지를 얼마 안 되는 출연 분량으로 만들어 냈다. 영화 마지막에 등장하는 특수 분장은 그야 말로 압권이다. 이 장면에서 박서준과의 액션은 사자의 백미 중 백미다.
 
배우 박서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남자 배우라면 악역에 대한 욕심은 누구나 있죠. 사실 저도 시나리오를 보고 지신캐릭터에 욕심이 생겼어요. 진짜 생길 수 밖에 없어요.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잖아요. 그런데 도환씨 첫 촬영을 하는 걸 보고 그 욕심을 싹 버렸죠(웃음). ‘내 얼굴에선 절대 저 아우라가 안 나오겠다싶더라고요. 하하하. 안성기 선배님에겐 정말 많은 걸 배웠죠. ‘자기 관리의 끝판왕이세요. 지방 촬영 숙소로 호텔을 이용하는 데 이른 시간 피트니스에 가면 딱 한 번이 언제나 계세요. 그게 안성기 선배님이에요. 그것도 진짜 고난도 운동을 하고 계세요.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관리가 될까싶을 정도에요. 괜히 국민 배우가 아니구나란 걸 알게 됐죠.”
 
박서준은 사자가 흥행을 하게 되면 먼저 이 영화에서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해 준 배우들이 인정 받는 길이 열리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 배우들은 영화에서 악령에 빙의 된 모습을 연기한 단역 배우들이다. 워낙 고난도의 연기였지만 그들의 노력에 아낌 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고. 두 번째는 김 감독이 구상 중인 다크 유니버스에 대한 개인적인 호기심이란다. 자신도 앞으로 이어질 이 세계관이 궁금하다고.
 
배우 박서준.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첫 번째 빙의 된 남자로 출연한 배우는 청년경찰때도 함께 했던 친구에요. 원래 비보잉을 하던 친구인데 진짜 제대로 너무 잘 해줬어요. 영화에서 거꾸로 벽을 타고 올라가는 장면은 실제로 와이어만 차고 만든 장면이에요. 빙의 된 소녀로 등장한 박지현이란 배우, 어린 아역으로 등장한 지훈이. 모두가 외적인 모습뿐만 아니라 그걸 만들어 내기 위해 들인 시간까지. 너무 감사했죠. 이 친구들에게 진짜 많은 공을 돌리고 싶어요. 그리고 사자가 잘되면 진짜 다음 얘기가 너무 궁금해요. ‘다크 유니버스’? 감독님에게 대략적인 얘기는 들었는데. 도대체 어떻게 구현될지 진짜 흥미진진해요. 우선 그걸 보려면 사자가 잘돼야겠죠. 하하하.”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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