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병호·왕해나 기자]
서울의 한 지역주택조합 홍보관입니다. 평당 2000만원이면 역세권 아파트를 가질 수 있다고 홍보합니다. 서울에 이런 지역주택조합 홍보관은 30여개, 특히 재개발이 한창인 동작구는 10곳이 넘습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홍보관에선 저렴한 가격과 시세차익을 강조합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시행사 비용 등이 빠지기 때문에 일반 분양 아파트보다 저렴하다는 겁니다.
(인터뷰 : 지역주택조합 홍보 상담원)
"지금은 (아파트 가격이) 4억5500(만원)이지만 그 때(아파트 완공될 때) 가면 10억이 되는 거야. 이런 기회가 없어. 젊은 사람들이 오면 나는 이거 꼭 하라고 해. 이런 걸 해야 돼, 이런거 안 하면 돈을 못 벌어"
서울 강서의 한 택지구역입니다. 이곳에서 1km 근방인 신축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는 3000만원대 초중반. 하지만 이곳에 세운다는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2000만원이 채 안 됩니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에 사람들의 귀가 솔깃한 이유입니다.
그런데 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취지와 달리 현실에선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돈을 모아 땅을 사고 아파트를 짓기로 했는데 토지 매입이 늦어지면 원래 홍보한 가격보다 비용이 올라가고 시간도 늘어지는 겁니다.
실제로 충북 청주에 사는 이모씨는 토지를 100% 확보했다는 지역주택조합 홍보만 믿고 조합원이 됐다가 낭패를 봤습니다. 확보했다는 토지는 소송이 걸려서 아예 사업진행이 멈췄고 조합원 200여명의 돈이 묶였습니다.
(인터뷰 : 이OO 지역주택조합 피해자)
"지역조합주택 자체가 문제가 있죠. 이걸 악용하는 게 업무대행사니까. (지역조합주택)이 긍정적이라고 말하는 사람은 업계 관계자 외에는 없는 거죠"
수도권에 사는 김모씨도 분양가가 저렴하다는 말에 지역주택조합에 가입했다가 6년째 허송세월입니다. 정부와 국회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키로 했으나 속도가 안 납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은 올해 3월 주택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조합설립 인가 요건을 강화하고 조합 실적보고서 등을 공개토록 하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상반기 국회 파행으로 법안 논의가 미뤄졌고, 건설업계 반발로 원안 통과도 장담하지 못합니다.
정부에선 2017년부터 지역주택조합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있으나 그 이전에 설립된 조합엔 소급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선 정부가 지역주택조합을 시장 원리와 개인 책임에만 맡기지 말고 적극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최병호·왕해나 기자 choib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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