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대화 '남북미중' 구도 가시화
시진핑, '북 체제보장' 강조하며 중재자로…"FFVD 적용 어렵게 돼"
2019-06-23 09:00:00 2019-06-23 15:39:26
[뉴스토마토 최한영·이성휘 기자] 6월 말 한반도 주변국 연쇄 정상회담의 시작점인 북중 정상회담이 끝난 가운데, 중국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기존 '남북미' 중심의 비핵화 대화가 '남북미중'으로 빠르게 재편되는 모습이다. 주된 이슈도 '제재 완화'에서 '체제 보장'으로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23일 "북핵문제 해법에 있어 이제는 중국과 북한이 사실상 같은 목소리를 내겠다는 점이 중요해 보인다"며 "이에 따라 미국이 그간 북핵문제 해법으로 내걸었던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가 어렵게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협조를 토대로 북한이 내세우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해법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전망이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일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 실현과 지역의 장기적 안정을 위해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하겠다"며 "중국은 조선(북한)의 합리적 안전과 발전에 대한 관심을 해결하기 위해 도움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발전을 위한 제재 완화에 미국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우선 '합리적 안전' 모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이달 말 일본 오사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계기 양자회담에 관심이 모인다. 양 정상은 이 자리에서 미중 무역전쟁 해결방안을 우선 고민할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 비핵화 문제도 상당한 비중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북한의 영변 핵 폐기를 중심으로 한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 지지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비핵화 상응조치로 '제재 완화'보다 '체제보장'을 제안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시 주석이 새로운 중재자로 떠오른 분위기지만, 비핵화 문제 당사국으로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여전히 막중하다. 청와대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G20 계기로 중국과 러시아 등과 양자회담을 갖는다. 중국과 러시아가 한반도의 단계적 비핵화 및 체제 안정에 지지의사를 밝혀왔던 것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 역시 그 방안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G20 이후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향후 비핵화 해법을 조율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연구위원은 "북한과 중국, 러시아 모두 단계적인 비핵화 해법을 제시하는 상황에서 미국에 '선 비핵화, 후 제재완화 구도로는 힘들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며 하나씩 맞춰나가야 한다'는 말을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즉 북한이 영변 핵을 폐기할 경우 상응하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상응 조치는 부분적 제재완화 혹은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 등도 가능하지만, 미국의 부담이 덜한 '정전협정' 등 체제보장으로 대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내외(왼쪽)가 방북 중이던 지난 20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함께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집단 체조를 관람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이성휘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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