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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인내심' 문구 삭제여부 확인이 중요
지나친 인하 기대감은 금물…미 경제지표 호조로 근거 낮아
2019-06-19 06:00:00 2019-06-19 06: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전 세계 증권시장이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이번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인하 시그널이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하지만 '인내심'이란 문구가 삭제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어 그 확인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및 월스트리트는 18일(현지시간)부터 19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FOMC 정례회의의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전문가들 대다수는 이번 FOMC에서 내달 기준금리 인하 신호를 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 4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무역 문제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모른다”며 “향후 미국 경제 전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며 경기 확장을 지속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해 슈퍼 비둘기로 전향했음을 드러낸 바 있다.
 
연준은 이전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금리인하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었다. 특히 통화정책에 대한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정부의 압박에도 마이웨이를 걷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파월의 발언은)미국이 결집해서 경제를 좋게 만들기 위한 연준의 거시적 결정으로 판단된다”면서 “미국 경제를 바탕으로 미중 무역분쟁에서 이길 수 있도록 힘을 실어주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다만 현재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너무 과도하다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의 경제지표가 나쁘지 않아 금리를 내리겠단 신호를 줄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 특히 명확하게 금리인하를 주장한 것은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 한명 뿐이었다. 이로 인해 연준 전체의 스탠스가 바뀌었다고 해석하는 것은 이르다는 지적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위원들이 6월말 미-중 정상회담 이후를 언급하고 있어 좀 더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번 6월 FOMC를 통해 7월 금리인하 신호를 주기에는 이르다”고 말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도 경제지표 호조를 근거로 금리인하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얀 하치우스 골드만삭스 연구원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파월의 발언은 금리인하 신호가 아니라 무역분쟁의 위험성을 알고 있다는 신호”라며 “금리인하를 시사했다고 해석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FOMC서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신호 기대감을 높인 ‘보험성 금리인하’ 여건도 쉽지 않다는 인식이 나온다. 리처드 클라리다 연준 부의장은 좋은 경기를 유지하기 위해 정책을 펼칠 것이라며 과거 경기둔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는 ‘보험성 금리인하’가 정책 중 하나였다고 말한 적이 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언급한 보험성 금리인하로 1995~1996년, 1998년 3분기 등이 제시되는데 이는 관측이 가능했던 경기둔화였다”면서 “경기둔화를 감지하기 전부터 금리를 내릴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나치게 성급한 금리인하는 경기회복 탄력성을 갖추고 있을 경우, 낮은 금리를 고착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론적으로, 이번 FOMC에서 인내심 문구가 삭제됐는지가 증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5월 회의록에 있었던 ‘글로벌 경제 및 금융시장 상황과 낮은 인플레이션 압력을 고려해 인내하겠다’는 문구가 ‘확장 유지를 위해 적절한 행동에 나설 것’으로 대체돼야 금리인하에 나선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만약 문구 수정 없이 점도표가 기존의 한 차례 인상에서 동결로 낮춰지는 수준을 보일 경우 실망감으로 인한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최석원 센터장은 “이미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많이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인하 신호가 나오지 않거나, ‘지금도 금리가 낮은 수준’이라는 발언 등이 언급된다면 시장이 충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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