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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규제강화에 디지털로 영업활로 찾는다
모바일 앱 신규·리뉴얼 확대…"소비자도 창구보다 모바일 선호"
2019-06-13 14:00:00 2019-06-13 14:00:00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저축은행들이 대출광고 규제, DSR 적용 등의 경영 환경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업권에서는 디지털로의 영업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규제 강화로 오프라인 영업 경쟁력이 약화되자 인터넷은행의 등장과 핀테크 활성화로 시장이 커지고 있는 모바일 뱅킹을 통해 영업 채널을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13일 저축은행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은 오는 7월 기존과 별개의 모바일 뱅킹 앱을 출시한다. 새롭게 선보일 모바일앱은 간편함과 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고 기존 모바일 앱은 온라인뱅킹 기능의 충실함에 집중해 운영하는 방식이다. SBI저축은행은 앱 운영과 개발에 더 많은 비용이 들어가지만 해당 전략을 통해 다양한 취향의 고객들을 불러모우겠다는 방침이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 4월 ‘웰뱅’을 출시해 1년만에 앱 다운로드수 55만건을 기록했다. 실제서비스 이용자 수는 40만명을 기록하며 업계 내부에선 인터넷 은행에 준하는 편리성을 확보했다는 평이다. 지문이나 패턴인증을 도입해 고객의 송금과 계좌 조회 업무가 보다 쉽도록 돕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3월 모바일 뱅킹 앱 '페퍼루', 유진저축은행은 '유진디지털은행'을 출시했다. 올해 4월에는 KB저축은행이 'KB착한뱅킹'을 리뉴얼해 선보였다.
 
통합전산망을 가진 저축은행들은 저축은행중앙회 'SB톡톡'을 통해 고객 접근성을 만들고 있다. SB톡톡을 통한 예·적금 수신액은 작년 2월에 1조원을 넘어서고 올해 2월에는 누적 수신액 3조원을 달성했다. OK저축은행은 통합전산망에 연동되는 자체 앱을 개발해 공동망을 사용하지만 고객에게 자사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다. 
 
저축은행 디지털 영업망의 확대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지향하는 전체 금융시장의 변화도 영향을 주고 있지만 당국의 광고 규제, 대출 규제에 소비자 접점을 만들기 자꾸만 어려워지는 환경으로도 풀이된다. 금융당국 지난해 저축은행 광고에 대출경고 문구 삽입을 요구하는 데 이어 올해 4월에는 저축은행 종합검사 세부지표에 광고비 비중을 배정했다.  
 
실제 이런 당국의 움직임에 대형 저축은행들은 광고비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축소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개인신용대출에 강점을 보이는 A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1분기 직전 분기와 비교해 약 14억원의 광고선전비가 감소했다. 광고비 상승을 보인 일부 저축은행들도 상품변동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비용이 증가했을뿐 추가적인 마케팅 활동을 진행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지점 운영이 적어 광고를 제외하면 브랜드 고객 노출이 쉽지가 않다.  
 
또 이달부터는 2금융권에 DSR규제가 적용돼 은행보다 높았던 저축은행의 대출 경쟁력도 사라졌다. 대출에 소득 조건이 포함돼 저축은행을 이용하던 고객들의 발길이 줄게 된 탓이다. 한국투자저축은행에서는 지난달 과거 문제됐던 ‘육류담보대출’의 문제점을 보완해 내놓는 등 업권에선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저축은행 관계자 “내부에선 지난해 저축은행 실적이 정점을 찍었다고 본다”며 “당국에서 규제 완화나 과거 우량저축은행 가이드라인과 같은 지향점 제시가 없다면 올해부터 업권은 하방기로 접어들 것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저축은행 영업점. 사진/뉴스토마토DB
 
신병남 기자 fellsi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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