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아경 기자] S-Oil(에쓰오일)이 약 5조원을 투자해 건설한 잔사유 고도화 시설(RUC) 및 올레핀 하류시설(ODC)의 생산차질이 우려되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 RUC의 주요 공정인 접촉분해시설(HS-FCC)의 2분기 기준 평균 가동률은 40%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설계 당시 에쓰오일이 예상했던 가동률(80%)의 절반에 그치는 수준이다.
접촉분해시설은 RUC·ODC의 핵심 시설로, 에쓰오일이 세계 최초로 상업화한 기술이다. 오스만 알 감디 에쓰오일 대표는 연초 신년사를 통해 "HS-FCC는 전략적 가치 극대화를 위해 계산된 리스크를 감수한 결정"이라며 "이 시설들을 안정적으로 가동하는 등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에쓰오일의 RUC는 지난해 11월 상업가동 전부터 부실 시공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2분기에는 RUC 시운전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설비를 일시 중단하고 핵심 설비를 교체했다. 상업가동 이후에도 가동률은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면서 에쓰오일은 지난 4월 중순부터 한 달 간 RUC 설비를 멈추고 조기 정기보수를 진행했다.
에쓰오일 울산시 온산공장. 사진/에쓰오일
에쓰오일은 RUC, ODC 프로젝트에 역대 최대 규모인 4조8000억원을 투자했다. RUC는 원유에서 가스·휘발유 등을 추출하고 남은 값싼 기름(잔사유)을 다시 한 번 투입해 휘발유나 프로필렌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시설이다. 잔사유는 중질유 탈황시설(RHDS)과 접촉분해시설(HS-FCC)을 거친다. ODC는 RUC 시설에서 나온 프로필렌을 원료로 연산 40만5000톤의 폴리프로필렌(PP)과 연산 30만톤 산화프로필렌(PO)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각종 부실 시공 여파로 RUC의 가동률이 저조해지면서 ODC 역시 생산차질를 빚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PP와 PO의 가동률은 75% 수준이다. 다만 PO와 PP가 100% ODC를 통해 생산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RUC 가동률 대비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시설 보수 후 가동률은 정상화하고 있다는 게 에쓰오일의 입장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가동 이후 평균치를 내면 수치가 낮을 수 있겠지만 오늘(12일) 기준 가동률은 90~100%에 달한다"며 "보수 작업 후엔 거의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쓰오일은 RUC·ODC에 이어 2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스팀 크래커' 증설에 5조원을 투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팀 크래커는 원유 정제시 생산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에틸렌 등을 생산하는 설비다. 에쓰오일 측은 "2단계 프로젝트는 아직 사업성 검토 중"이라며 "이사회의 최종 투자 결정이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아경 기자 akl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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