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CNS 지분 37% 매각 추진

일감 몰아주기 규제 피하고 신사업 투자 실탄 확보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LG그룹이 시스템통합(SI) 계열사인 LG CNS 지분 매각을 추진한다. 지분 매각이 성사될 경우 ㈜LG는 1조원 넘는 자본을 확충하게 된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피하면서도 신사업 투자를 위한 실탄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그룹 지주회사인 ㈜LG는 보유 중인 LG CNS 지분 일부를 매각하기 위해 JP모간을 매각주관사로 선정했다. 매각 대상은 ㈜LG가 갖고 있는 LG CNS 지분 85% 중 35% 이상이다. 지분 매각 대금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LG그룹 관계자는 “JP모간을 주관사로 선정했고 일부 지분 매각 등을 검토 중이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설명했다.

 

LG 여의도 사옥. 사진/뉴시스

 

이는 일감 몰아주기를 피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오너 일가가 지분 20% 이상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 50% 이상을 갖고 있으면 일감 몰아주기 대상에 포함된다. 구광모 LG 회장 등 오너 일가는 ㈜LG의 지분 46.6%를 보유하고 있다. LG그룹이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서 벗어나려면 LG CNS 지분을 35% 이상 팔아야 한다.

 

공정위는 최근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대기업 SI 업체 50개사에 내부거래 및 내부 수의계약 비중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내는 등 실태조사에 들어갔다. LG CNS의 그룹 계열사 간 내부거래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62%를 웃돈다. 

 

향후 그룹 신성장 동력에 필요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함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G그룹은 인공지능(AI)과 로봇, 클라우드, 빅데이터, 5G 등 미래 먹거리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왕해나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