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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게이션)‘존 윅3: 파라벨룸’, 완벽한 세계관 속 진짜 액션
1~2편 주인공 ‘복수극’ vs 3편 주인공 ‘생존기’…“결 다른 액션”
완벽하게 디자인된 액션 스타일, 눈속임 아닌 스토리 담은 액션
2019-06-11 00:00:00 2019-06-11 12:23:16
[뉴스토마토 김재범 기자] 영화 속에서 액션은 장단점이 명확하다. 장점은 본질적으로 접근했을 때 관객 입장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가 극한으로 끌어 올려진단 점이다. ‘존 윅을 배제하더라도 여러 편의 액션 영화에 담긴 액션 시퀀스를 통해 충분히 증명이 되고 있다. 단점은 액션 자체에 집중하다 보면 스토리 자체가 극도로 단순해 진단 점이다. 다층적인 캐릭터나 복잡한 플롯이 뒤섞인 액션은 빼어날지언정 매끄러운 스토리의 완성도에 방점을 찍을 수는 없다. 액션 속에서 스토리의 집중은 사실 필요 조건이 아닌 충분 조건일 뿐이다. 물론 이런 경우가 전혀 없다고 확언할 수는 없다. 하지만 존 윅시리즈라면 판단의 근거는 앞선 언급을 차지하게 된다. ‘존 윅시리즈는 단순 명료하다. 주인공 존 윅의 명쾌한 복수극이다. 액션의 합이 명확하다. 사실 이 영화의 액션은 이 아닌 다지인의 시각이다. 공간과 관계 그리고 캐릭터에 따라 모든 것이 스토리를 담고 있다. 액션 자체가 스토리로 동작된다. 주인공의 복수극이고 시종일관 액션에 집중하기에 액션 자체가 그림을 그리고 얘기를 말해야 한다. 이런 방식은 사실 상당한 리스크를 담고 있다. 전체적으로 단순 명료함으로 귀결되기 때문이다. 이런 단순 명료함은 예측 가능한기승전결을 이끌어 낸다. 하지만 존 윅은 다른 지점이다. 이 모든 것에 앞서 전례 없던 세계관을 구축했다. 킬러들의 커뮤니티인 콘티넨탈 호텔’, 킬러 전용 화폐인 황금 주화, 킬러 세계를 관장하는 비밀 행정 조직 등. 이 시리즈의 진짜 강점은 전 세계 액션 영화 가운데 누구도 창조해 내지 못했던 독특한 세계관이다.
 
 
 
오는 26일 개봉하는 존 윅3: 파라벨룸 1편과 2편에서 복수심에 불탄 주인공 존 윅의 생존기이다. 2존 윅: 리로드에서 킬러 세계의 규율을 어긴 그는 파문을 당한다. 1편에서 킬러 세계를 관장했던 콘티넨탈 호텔과 그곳의 수장 윈스턴’. 2편에선 윈스턴 위 존재들인 국제암살자연맹의 최고 회의 실체가 어렴풋이 등장한다. 3편은 국제암살자연맹을 상대로 1인 전쟁을 선포한 존 윅의 생존기인 셈이다. 무려 1400만 달러의 현상금이 붙은 채 파문 카운트다운이 들어간다. 존 윅은 시시각각으로 자신을 조여오는 전 세계 킬러들의 포위망을 홀로 뚫어야 한다. 존 윅은 생존을 위해 자신이 갖고 있던 카드를 던지고 이 과정에서 과거의 동료 그리고 존 윅의 과거 여기에 국제암살자연맹을 관장하는 최고회의 위의 존재가 등장한다.
 
영화 '존 윅3: 파라벨룸' 스틸. 사진/조이앤시네마
 
스토리는 1편 그리고 2편과 마찬가지로 특별함은 없다. 존 윅의 도장깨기 스타일이다. 다만 그 방식이 완벽한 디자인 속에서 구현된다. 1편은 뉴욕시에서 벌어지는 한 조직과의 대결이었다면 2편은 최고회의를 배경으로 과거의 존 윅의 약속에 대한 복수가 주요 스토리이다. 3편은 국제암살자 연맹의 파문 결정 이후 극한의 살육전 속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존 윅의 대탈출을 그린다. 하지만 주인공은 어디까지나 존 윅이다. 그저 도망만 치지는 않는다. 과거 자신을 킬러로 육성한 디렉터와의 만남, 과거 자신이 도움을 준 또 다른 여성 킬러 소피아와의 협업, 여기에 윈스턴 그리고 콘티넨탈 호텔매니저 샤론과의 콜라보레이션이 기묘한 상황을 연출한다. 무엇보다 존 윅은 시리즈 사상 가장 강력하고 막강한 존재와 대결을 펼쳐야 한다. 최고 회의 파문 결정 이후 콘티넨탈 호텔과 윈스턴을 압박하는 심판관그리고 그의 명령에 존 윅에게 칼을 드리우는 베일에 쌓인 킬러 제로의 존재가 이번 3편의 또 다른 변수이다.
 
영화 '존 윅3: 파라벨룸' 스틸. 사진/조이앤시네마
 
존 윅시리즈가 인기를 끌고 3편까지 이어진 것은 앞서 언급한 액션과 설정 외에도 스토리 전체에 깊게 베인 클래식한 감성일 것이다. 강력한 규율로 통제되는 킬러 세계, 규율을 만들어 낸 최고 회의, 여기에 모든 것을 관장하는 원로원의 존재, 처벌과 복종 맹세의 규약을 상징하는 피의 서약이 담긴 코인. 대결의 구도 속에 담긴 상대에 대한 존중과 예의는 기묘하다 못해 기괴한 느낌마저 준다. 고전적 감성을 자극하는 캐릭터간의 다이얼로그 역시 이런 아우라를 느끼게 하는 데 한 몫을 차지하기도 한다. 여기에 이런 아우라를 극한으로 끌어 올리는 프로덕션의 디자인도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21세기 첨단 하이테크 시대 속에서 중세 시대에나 있을 법한 룰이 존재하는 존 윅의 세계관 속 감성은 이질감을 장점으로 끌어 올린 감독의 영민한 설계가 된 셈이다.
 
이런 세계관의 감성은 액션과 결합되면서 탄성을 이끌어 낸다. 스타일리시한 연출이라기 보단 완벽하게 계산된 디자인의 액션이 공간과 결합돼 스토리를 이끌어 냈다. 영화 초반 도서관 액션씬은 총칼에만 국한된 액션의 스타일을 파괴한 완벽한 할리우드 액션의 새로운 디자인으로 꼽아도 손색이 없다. 무엇보다 존 윅의 액션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것은 꼼수를 부리지 않는 카메라 워킹이다.
 
영화 '존 윅3: 파라벨룸' 스틸. 사진/조이앤시네마
 
대부분의 할리우드 액션 영화가 쇼트를 쪼개는 방식을 선호한다. 초단위로 끊어지는 화면 분할은 동작의 화려함과 속도감을 끌어 올리는 눈속임으로 대체하는 데 가장 적절하다. ‘존 윅 1편부터 이번 3편까지 최대한 화면을 길게 끌고 간다. 길게 끌고 가는 화면의 카메라 워킹은 캐릭터와 캐릭터간의 타격에만 집중한다. 타격의 체감은 스크린을 뚫고 실제 관객의 피부를 때리는 체험을 선사한다. 공간이 열린 곳과 닫힌 곳 모두에서 이런 방식은 결을 달리하기도 또 방향을 비틀기도 한다. 1편부터 이번 3편까지 연출 담당한 채드 스타헬스키 감독이 액션 코디네이터(액션 감독) 출신이란 점을 거론하면 존 윅의 화려함은 확장의 한계를 아직도 충분히 끌어 내지 못한 것이란 확신이 들 정도이다.
 
영화 '존 윅3: 파라벨룸' 스틸. 사진/조이앤시네마
 
존 윅시리즈는 앞서 수차례 언급한 바와 같이 주인공 존 윅의 복수심이 원동력이 된 1인칭 슈팅 액션에 가까웠다. 이번 3편은 존 윅의 시그니쳐 액션이 공간으로 확장된다. 그 액션 자체가 스토리를 담을 수 있게 보다 더 정밀하게 디자인이 됐다. 여기에 아직까지 국제암살자연맹 최고 실세인 12인의 실체, 여기에 12인 위에 군림한 원로원 존재가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영화 마지막 존 윅 그리고 2편에 등장한 바 있는 킬러들도 개입이 불가능한 지하세계 바워리의 지배자 바워리 킹’의 결단이 4편의 본격적인 전쟁을 예고한다. ‘존 윅3: 파라벨룸 부제 파라벨룸은 라틴어로 전쟁을 준비하라이다. 존 윅은 이제 전쟁 준비를 완벽하게 끝냈다. 이번 영화로 존 윅이 만들어 낼 세계관 확장의 경계가 곧 액션의 정점임이 증명됐다.
 
영화 '존 윅3: 파라벨룸' 스틸. 사진/조이앤시네마
 
P.S 출연 배우 면면만으로도 존 윅3: 파라벨룸액션 어벤져스를 능가한다. 3편을 위해선 1편과 2편 무조건 관람하기를 추천한다. 또한 3편에 등장하는 배우 프로필도 숙지한다면 영화의 재미는 한 층 더 업그레이드될 것이다.
 
김재범 대중문화전문기자 kjb5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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