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남산 3억' 수령자 확인 불가"…라응찬 무혐의
신상훈·이백순 등 5명만 위증 혐의로 불구속 기소
2019-06-04 15:27:43 2019-06-04 15:27:43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남산 3억원 제공 사건' 관련해 수령자를 확인하지 못했다며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무혐의 처분하고 '신한금융 위증 사건' 관련해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이백순 전 신한은행장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부장 노만석)는 4일 위증 혐의가 인정되는 신 전 사장과 이 전 행장을 불구속기소하고 역시 허위 증언한 혐의로 전 신한은행 비서실장 박모씨 등 3명을 약식기소했다. 다만 검찰은 법무부 산하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위증 혐의 수사를 권고한 라 전 회장에 대해서는 남산 3억원 조성·전달을 지시한 증거나 경영자문료 존재를 알았다는 증거가 없다며 혐의없음 처분했다. 이외 위성호 전 신한은행장도 무혐의 처분됐다.
 
검찰은 남산 3억원 제공 사건에 대해 이 전 행장 지시를 받은 A씨가 현금 3억원이 담긴 가방 3개를 남산 남산자유센터주차장에 가져갔고, 불상의 남자가 운전한 차량 트렁크에 이를 실어준 사실은 확인했으나 수령자와 수령명목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과거 검찰의 남산 3억원 사건 수사 미진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미진으로 볼만한 정황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 과거사위는 이 전 행장 휴대폰 압수 등을 통해 통화내역을 확인했다면 수령자 특정이 가능했다는 의견이나, 검찰은 고소 시점이 사건이 발생한 2008년 1월로부터 2년6개월 이상 지난 2010년 9월로 통화내역조회가 불가능했고, 이 전 행장 등 주거지 및 이동식 저장장치 등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이 법원에서 기각돼 확인이 곤란한 상황이었다고 판단했다.
 
남산 3억원 사건은 17대 대통령 선거 직후 이 전 행장이 라 전 회장의 지시를 받아 불법 비자금을 조성한 뒤, 2008년 2월 남산 자유센터 주차장에서 이 전 대통령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에게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건넨 의혹을 뜻한다. 라 전 회장·이 전 행장 측과 신 전 사장 측이 신한금융그룹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벌이며 상호 고소·고발을 이어간 2010년 '신한 사태' 수사 과정에서 불거졌다.
 
당시 검찰은 라 전 회장을 무혐의 처분했고 이후 시민단체 등에서 수령자로 이 전 의원을 지목해 고발했으나 역시 무혐의 종결 처리됐다.
 
과거사위는 1월 "당시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 내지 뇌물로 강하게 의심되는 비자금 3억원이 남산에서 정권 실세에게 전달됐다는 구체적인 의혹이 제기됐음에도 관련자들에 대한 압수수색을 제대로 하지 않고 형식적 조사 끝에 면죄부를 주는 등 심각한 수사미진을 드러냈다"며 검찰에 수사를 권고했었다.
 
이외 이번에 기소된 신 전 사장은 남산 3억원 보전에 대해 사전 지시하고, 남산 3억원을 보전·정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경영자문료를 증액한 것임에도 '남산 3억 원 보전 사실을 사후에 보고받았고 2008년 경영자문료 증액은 고 이희건 신한은행 명예회장의 대통령 취임식 행사 참석 때문'이라고 위증하며 경영자문료의 실체를 주도적으로 왜곡한 혐의를 받는다.
 
이 전 행장은 2009년 4월 경영자문료 존재를 알고 있었음에도 '2010년 9월 신한은행 고소 직전까지 몰랐다'고 위증하며 남산 3억원의 전달에 주도적으로 개입했음에도 침묵하고 불법행위와 그 관련자들을 계속 비호한 혐의를 받는다. C씨 등은 '경영자문료를 이 전 명예회장 재가를 받아 이 전 명예회장을 위해 사용했다'고 허위 증언한 혐의다.
 
검찰은 과거사위는 신한은행 전·현직 임직원들이 신 전 사장에 대한 거짓고소를 주도했다는 의견이나 수사한 결과 오히려 비서실을 중심으로 신 전 사장을 위해 경영자문료 조성 경위 및 사용처 등에 대해 거짓 진술을 모의한 사실이 확인되는 등 신한은행 측 고소 내용이 허위라고 볼 증거가 없어 무고성 기획고소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과거사위는 1월 남산 3억원 사건 뿐만 아니라 신 전 사장의 이 전 명예회장 경영자문료 지급 명목 횡령 사건 관련해 거짓 고소를 주도한 신한금융 전·현직 임직원의 조직적 위증이 있었으므로 신속하고 엄정한 재수사를 권고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부터 이달까지 라 전 회장·신 전 사장·이 전 행장·이 전 의원 등 총 32명을 조사하고, 3월 라 전 회장과 주요 실무자들을 포함한 7명의 주거지를 압수수색 하는 등 재수사를 진행했다.
 
라응찬(왼쪽부터) 당시 신한금융지주 회장, 신상훈 사장, 이백순 행장이 지난 2010년 10월30일 오전 서울 태평로 신한금융지주에서 열린 이사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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