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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상승세에 "바닥론vs세부담" 분분
서울·경기 거래량 3개월 연속 상승…보유세 탓인지 6월 이후 판가름
2019-06-04 15:37:39 2019-06-04 15:37:39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서울과 경기도 아파트 거래량이 최근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 의견이 분분하다. 가격 저점 인식이 확대되며 매수세가 살아나는 것이란 시각이 있는 반면, 6월 보유세 기준일을 앞두고 세부담에 내놓은 급매물이란 분석도 제기한다. 후자의 경우 매물이 다시 잠길 수도 있어 매매 활성화 여부는 6월 이후 판가름이 날 전망이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과 경기도부동산포털에 따르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서울 및 경기도 아파트 거래건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지난 2월 1573건을 기록했던 아파트 거래량이 3월 1773건, 4월 2400건, 5월 3352건으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 경기도도 지난 2월 6233건을 기록했던 아파트 거래량이 3월 7282건, 4월 7921건, 5월 8501건으로 꾸준히 늘었다. 최근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 바닥론에 언뜻 힘이 실린다.
 
이에 대해 김은진 부동산114 팀장은 “계절적 요인과 함께 최근에는 바닥 인식이 나오면서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 시장에서 터닝 포인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뜻이다. 거래건수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일부 상승세를 타고 있다. 특히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5월 마지막 주 강남4구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19일 이후 31주만이다. 이에 서울 및 경기도 주간 아파트 매매가 변동률도 0.01% 하락하는데 그쳤다. 하락폭이 꾸준히 줄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부동산 시장이 변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는 견해도 있다. 계절적 요인과 보유세 기준일 등으로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시각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일단은 지난 3~4월 봄 이사철에 거래된 매물들이 5월까지 거래가 잡히고 있다”며 “여기에 공시가격 상승 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높아진 집 주인들이 향후 시장이 더 안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하고 물건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즉, 보유세 기준일을 넘긴 6월부터는 매물 잠김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앞서 정부는 아파트 및 단독주택, 토지 등에 대한 공시가격을 예년보다 크게 높여 재산세 및 종부세 등 보유세 부담이 늘어났다. 부동산 투기 가수요를 잡기 위해 보유세 과세기준도 강화한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와 비교해 여전히 거래량이 낮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고 있다고 평가하기 힘들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지난 2018년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만3813건을 기록했다. 경기도도 지난해 3월 거래량은 1만6772건을 나타냈다. 특히 지난해 4월부터 양도세 중과가 시행되면서 3월 거래가 급증한 부분이 컸다. 이는 세부담에 일시적으로 매물이 늘어도 유지되긴 어렵다는 점을 반증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기저효과도 무시 못할 것 같다. 1~2월 거래량이 워낙 저조하다 보니 이후 거래량 증가가 커 보이기는 하지만 전년 동기 대비해서는 여전히 낮은 거래량이 유지되고 있다”며 “9.13대책 이후 집값이 5개월 이상 조정되면서 일부 강남 재건축이나 한강변은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일반 아파트는 여전히 가격이 떨어지는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살아나거나, 보유세 폭탄 때문이 아닌 전혀 다른 해석도 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비규제 지역 등 대출 규제가 없는 지역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가 거래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강남 지역은 화폐개혁 문제가 거론되면서 실물 투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거래가 많이 이뤄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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