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이달초 출범할 것으로 알려진 금융감독원의 특별사법경찰을 둘러싸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 있다. 운영방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업무범위에 대한 이견이 쉽게 좁혀지지 않은 가운데 갈등이 계속되면 금융위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2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지난 22일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관리에 대한 집무규칙을 확정해 공고했다. 여기에는 자본시장범죄수사단(조직명)의 조직과 운영방안이 담겼다. 운영방식과 지휘감독, 수사대상 및 절차 등의 내용이 주를 이룬다.
금융위와 갈등을 빚는 것은 바로 수사대상이다. 금감원은 집무규칙에서 '자본시장법에 규정된 범죄에 관해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한 때에 수사를 개시 및 진행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이는 지난 2일 금융위가 자본시장조사 업무규정 개정안을 의결하며 함께 발표한 특사경 운영방안에 담긴 업무범위(패스트트랙 사건)와 배치된다.
금융위는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고 있다. 합의 중인 사안에 대해 금감원이 일방적으로 공표했다는 사실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하며 적극적으로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감원의 집무규칙에 대한 금융위의 의견사항을 전달했다.
금감원은 특사경의 실제 활동은 패스스트랙 사건 위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업무범위를 조문화하면 형사소송법 등 상위법에 배치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위와 일부 합의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예고 기간 중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정각 금융위 자본시장정책관은 "금감원이 합의된 사항을 위반했다"며 "협의를 계속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패스트트랙에 한정한다는 조문을 넣으라는 게 아니다"라면서 "패스트트랙에 한정한다는 내용을 합의해 놓고, 왜 모든 범죄를 다룰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는 내용을 넣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해의 소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조만간 협의안을 낼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특사경 논의 시작 당시부터 두 기관간 업무범위에 대한 이견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사경의 업무범위가 곧 증선위원장 및 금융위와 금감원의 위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있어 간극을 좁히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갈등구도를 계속 이어가기에는 금융위의 부담이 크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당시 회의에서는 4월말까지 운영방안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면 특사경 추천권을 금감원장에게 주는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5월말인 지금도 두 기관이 합의하지 못하고 싸우고 있는 모양새"라며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가운데)국회가 정상화돼 법사위가 열리면 개정안이 통과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금융위는 4월1일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지금까지도 금감원 직원에 대한 특사경 추천을 하지 않았다며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당시 의사록을 살펴보면 '금융위가 일부러 추천하지 않은 것 같다', '금융위가 금감원에 특사경에 대한 추천권을 주는 것까지 나설 일은 아니다' 등의 말이 오갔다. 4월말까지 두 기관간 합의된 운영방안을 보고 (개정안)결정한다는 방침이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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