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속 무풍지대…삼성, 인도 시장 잡아라
미국 정부 중국산 스마트폰에 관세…애플, 샤오미도 인도에 대규모 투자
입력 : 2019-05-17 06:00:00 수정 : 2019-05-17 06: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미중 무역전쟁으로 미국과 중국에서의 사업 운영이 어려움에 처하자 삼성이 인도를 생산기지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도 현지 스마트폰 증산을 위해 부품 생산도 현지화 하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중국 사업장은 문을 닫으면서 생산 거점이 중국에서 인도로 옮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16일 삼성SDI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등으로 구성된 삼성SDI 경영위원회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고 인도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삼성SDI는 스마트폰용 배터리 생산 거점을 중국에서 인도로 옮기고 중국 생산법인은 전동공구, 청소기, 전기자전거 등에 들어가는 배터리 생산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I 관계자는 “인도법인이 설립된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가 인도 현지 생산공장 건설을 위해 각각 50억루피(약 4200억원) 규모투자를 계획하고 있다는 이코노믹타임스 등 현지 외신들의 보도와 관련된 결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 4월까지 휴대전화 디스플레이 제조용 공장 건설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이미 체결했고 삼성SDI 역시 스마트폰용 리튬이온배터리 제조공장 건설을 놓고 현지 정부와 최종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7월 인도 노이다에서 열린 삼성전자 제2공장 준공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왼쪽에서 네 번째)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에서 첫 번째)이 기념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부품계열사들이 지원에 나서면 인도 현지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은 더욱 힘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신공장이 지난해 7월부터 가동되면서 인도 스마트폰 생산량은 월 500만대에서 1000만대 수준으로 늘어났다. 삼성전자는 2020년 말까지 스마트폰 생산량을 연간 1억2000만대 수준으로 안정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삼성전자의 현지 생산 전략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44%의 점유율로 1위(카운터포인트리서치, 1분기)를 차지하고 있다. 뒤를 이어 중국 원플러스가 26%, 애플이 19%를 각각 기록했다. 1위를 빼앗긴지 4분기만이다.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1분기 중국 샤오미에 뒤지고 있지만, 올해 초 저가형 갤럭시M 시리즈가 연이은 매진사태를 일으킨 데다 갤럭시A 시리즈도 출시 70일 만에 500만대를 팔아치우면서 2분기에는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인도 시장에 공을 들이는 것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애플 아이폰의 위탁생산을 하고 있는 폭스콘은 올해부터 아이폰을 인도에서 대량 생산할 방침이다. 생산 능력을 늘리기 위해 일단 3억달러(3400억원)를 투자할 예정이다. 그동안은 방갈루루에서 구형 아이폰을 생산해왔지만 첸나이 근처의 생산 공장에서 아이폰의 최신 모델도 시험 생산하기 시작했다. 애플은 인도 첫 애플 스토어 개설도 추진 중이다. 애플은 인도 뭄바이에 직영 리테일 매장 개설 부지를 물색 중이며 조만간 후보지를 채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샤오미 역시 인도에 7번째 스마트폰 생산시설을 건립 중이다. 샤오미는 새 공장을 통해 생산능력이 현재 초당 2대에서 초당 3대까지 증가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보도 새로운 생산 설비를 포함해 인도에서 5억7395만달러(6800억원)를 들여 올 계획을 발표했다. 
 
이 같이 미·중 무역 전쟁은 전 세계 스마트폰 업체들의 제조 시설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3000억달러(약 356조2500억원) 규모의 2차 관세 부과 품목을 발표하면서 스마트폰도 포함시켰다. 이로 인해서 대만과 중국 등에서 생산된 휴대폰에는 25%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무역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산된 스마트폰은 종전보다 가격이 15~20% 상승할 수 있다”면서 “때문에 애플은 물론 삼성전자, 중국 업체들도 인도에 생산시설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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