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선 제조 스타트업 훨훨…한국은 찬밥 신세
스타트업 투자, 서비스·플랫폼 쏠림 현상…자율주행차 부품 개발은 '그림의 떡'
2019-05-06 12:00:00 2019-05-06 12: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자율주행차의 라이다를 생산하는 A사는 지난 2년 전 창업 메카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법인을 설립하고 외국계 은행 임원 출신 직원을 법인장에 앉혔다. 라이다는 레이저를 쏘아 사물을 인식하는 센서로 자율주행차에서 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이다. 지난 2016년 창업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A사가 곧바로 미국 시장으로 향한 이유는 투자 때문이다. 한국은 서비스와 플랫폼 분야의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A사와 같은 제조 스타트업에는 자금이 잘 흘러들어가지 않고 있다. 국내 제조업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제조 스타트업도 덩달아 '하이 리스크(고위험)'로 분류돼 투자에서 소외되고 있다.
 
국내외 자동차 시장이 2030년부터 친환경·자율주행차를 중심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라이다 시장을 선점하려는 기업들의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라이다는 차량 주변에 레이저를 쏴 반사돼 돌아오는 광학거리를 재고, 이를 3D 지도로 만드는 부품이다.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는 20개의 개발사들이 참여해 대세임을 입증했다. 일본 야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세계 라이다 시장은 2017년 5000만달러(580억원)에 미치지 못했으나 오는 2030년 40억달러(4조6800억원)를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6월 서울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서 열린 자율주행차 국민체감행사에서 시민이 현대차 넥쏘 자율주행차를 시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라이다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트업이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 전자기업을 제치고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완성차 회사별로 라이다를 커스터마이징(customizing·맞춤 제작) 경향이 강해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갖춘 스타트업이 사업을 하는 데 있어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이 때문에 투자와 인수합병(M&A)도 활발하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GM은 라이다 스타트업 스트로브를 인수했고, 네이버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이노비즈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미국 벨로다인과 쿼너지 역시 매년 1000억~2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이 중 벨로다인의 경우 GM과 포드, BMW 등 완성차 업체를 포함해 구글, 우버, 중국 바이두 등 브랜드 파워가 강한 글로벌 기업에 라이다를 공급하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일부 중견 부품업체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라이다 개발을 진행하고 있으나 저변은 미약하다는 평가다. 국내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이 저하되면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분야도 '도매금'으로 투자 시장에서 소외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스타트업의 경우 제조 분야인데다가 업력이 짧다는 편견이 더해지면서 투자금을 끌어모으기 더 어려운 형편이다.   
 
전문가들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가 서비스, 플랫폼 분야에 쏠려있다고 지적하며 라이다 등 제조 스타트업의 육성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율주행차는 차 1대당 6~7개의 라이다를 탑재하기 때문에 향후 수요 급증이 예상된다"며 "2030년 자율주행차 시장이 본격화 되기에 앞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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