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화재 원인 발표 6월로...업계 "올해 사업 끝났다"
정부 허송세월하는 사이 실적 반토막... 업계 고사 우려감 확산
2019-05-02 20:00:00 2019-05-02 20:00:00
[뉴스토마토 박미영·이아경 기자] 에너지저장장치(ESS) 화재 사태가 발생한지 1년이 되도록 정부가 원인조차 밝히지 못하자 해당 업계는 존폐마저 우려하는 분위기다. ESS시장은 화재 이후 사실상 멈춰선 상태로, 이번에는 나올 줄 알았던 원인 발표가 또 미뤄지자 업계의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올해 사업은 끝났다”는 말까지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22일 까지 발생한 ESS 화재 사고는 20건으로, 정부의 권고로 전국 1490곳의 35%인 522개가 가동을 멈췄다. 올해 들어 ESS 신규 설치 발주는 한 건도 없었다. 
 
정부는 다음 달 초 안전대책과 가동중단 사업장에 대한 지원책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지만 업계는 이미 손실이 너무 막대하고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장기간이 소요돼 재기 불능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해외에서도 ESS 화재에 대해 주목하고 있고 정부 발표가 늦어질수록 중국에 시장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정부는 ESS 설치기준, KS표준, KC 인증 등 생산과 설치 전반에 대한 제도 정비를 8월말까지 마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새로 강화되는 안전 기준에 맞춰 자재를 다시 준비하고 사업성도 재검토해야 하기 때문에 사실상 올해 안에는 수주는 물 건너갔다는 입장이다.
 
정부계획대로 관련 제도가 8월까지 마련된다 하더라도 통상 발주와 수주는 5~6개월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 정부가 화재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다면 이날 마련한 안전 대책 또한 원점으로 돌아갈 수 밖에 없어 결국 ESS 시장의 재건을 위해서는 정부의 화재원인 규명이 더 앞당겨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생각이다. 
 
정부가 화재 원인을 단 한건도 규명하지 못하고 허송세월을 하는 사이 ESS 업계의 피해는 현재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당장 ESS 사업을 운영하는 주요 대기업의 올해 1분기 실적에 화재 리스크가 고스란히 반영됐다. 
 
삼성SDI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보다 52.2% 감소한 1299억 원을 기록했다. 중대형 전지 사업부문에서 국내 ESS 수요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1분기 전지 사업부문에서 ESS 화재에 따른 일회성 비용 1200억 원이 발생해 적자를 냈다. LS산전도  ESS 신규 수주 급감으로 1분기 영업이익(287억원)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8.3%나 감소했다. 
 
업계는 2분기에도 매출 정상화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ESS 매출 목표를 작년(8500억원)보다 80% 이상 성장하는 것으로 잡았지만,  현 시점에서는 50%의 성장률도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마저도 원인 규명이 이뤄지고 하반기에는 출고가 정상화 된다고 가정했을 때 얘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제발 하루라도 빨리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대기업은 그나마 유동성이 있어 견디지만 중소기업은 현금이 안돌아 고사할 수밖에 없다”면서 “(결과 발표가)6월로 가면 3분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박미영·이아경 기자 binauc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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