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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채, 또 기준금리 하회…"빠르면 7월 금리인하"
전문가들, 추경으론 역부족…5월 금통위 소수의견에 주목
2019-04-30 00:00:00 2019-04-30 00:00:00
[뉴스토마토 신항섭 기자] 높아진 환율로 국채금리의 하방 압력이 강해지자 다시 기준금리를 하회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인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르면 7월에 전격 단행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은 이날 오전 1.715%에 거래됐다. 이는 전 거래일 대비 0.5bp 하락한 것이며 기준금리(1.75%)보다 낮은 수준이다. 국고채 5년물 금리 역시 전 거래일보다 0.5bp 떨어져 1.746%를 기록했고, 10년물은 0.6bp 낮아진 1.870%에 거래됐다.
 
국채금리는 지난 3월말 기준금리를 하회한 바 있다. 미국에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나면서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자 국내 채권시장에도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아직 경기침체는 아니라는 진단과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변화가 없음을 확인한 후 역전현상이 해소됐다.
 
이번에 다시 기준금리가 역전된 것은 1분기 국내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영향이 크다. 지난주 한국은행은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0.3%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위기를 겪었던 2008년 4분기(-3.3%) 이후 최저 수준이며, 지난 2017년 4분기(-0.2%) 이후 첫 역성장이다.
 
국내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원화 약세로 이어졌고, 채권금리의 하방 압력을 키운 것이다. 또 주식시장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지난주 증시의 부진으로 이어졌다.
 
 
현재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추경만으로 경제회복이 힘들어 한국은행이 오는 하반기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의 예산지출 상당부분이 소득재분배에 쓰여 재정 승수가 낮아져 한국은행의 역할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월까지 정부의 재정집행 진도율은 19%로 전년(17.7%)보다 높았고, 4월까지 23조원의 재정증권을 발행했다”며 “2016년의 재정증권 발행규모가 연간으로 20조9000억원이었음을 감안하면 상당히 적극적이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정부의 GDP 기여도는 –0.7%포인트였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당장 5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만장일치 금리 동결이 나오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김지만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1%를 밑돌면 올해의 연간 경제성장률은 2%에 매우 근접한 수준까지 떨어진다”며 “이러한 현실 앞에서 금통위가 5월말 회의에서 만장일치 금리 동결로 합의를 이룰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만약 5월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나올 경우, 국채 3년물 금리는 1.6%를 하회할 수도 있다. 소수의견의 등장은 기준금리 인하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 금리 하단이 열리는 만큼 커브 플래트닝(장단기 금리격차 축소)보다 커브 스티프닝(장단기 금리격차 확대)의 가능성이 높다.
 
김지만 연구원은 “5월 금통위에서 금리인하가 단행되지 않더라도 금리인하 소수의견은 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소수의견을 확인하는 순간 채권시장은 자연스럽게 7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항섭 기자 kalth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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