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급자 중 49% "소비수준 현역 때 절반 이하 "

하나금융경영연구소 “0.6%만이 소비수준 유지”

[뉴스토마토 신병남 기자] 국민연금 수급자 중 절반 가량의 은퇴 후 소비수준이 은퇴하기 전의 50%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2일 '국내 국민연금 수급자의 은퇴생활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소는 국민연금 수급자(65세~74세) 6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퇴직 고령자의 소비수준을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퇴직 고령자가 수입 감소로 생활수준이 급격히 하락해 단지 0.6%만이 현역시기의 소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연금 수급자의 절반 가까이가 은퇴 전 소비수준의 50% 미만에 불과해 심지어 30% 미만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비중도 15.8%에 달했다. 

 

은퇴 전 스스로 상류층이라고 인식했던 수급자들의 81.3%가 은퇴 후에는 중산층으로, 6.3%는 저소득층으로 전락했다고 응답했다. 상류층 10명중 9명 정도는 계층이 하락했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답했다.

 

국민연금 수급자 62%는 국민연금 수급액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고 국민연금 수급자의 현재 노후생활비용도 적정 생활비용인 264만원(가계기준 283만원)에 크게 모자라는 평균 201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노후준비는 일찍 시작하지만 실제 준비상황은 크게 부족한 실정이라 파악했다. 절반 이상의 수급자들은 50세 이전부터 노후자금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응답해(20·30대 12.8%, 40대 41.5%) 예상보다는 일찍 노후를 대비했으나 정작 현재의 노후생활비용은 적정 생활비용에 미치지 못했다.

 

보유 금융자산의 소진 예상 시기도 평균 82세 정도로 나타나 100세 시대의 노후 자금 여력은 많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추가적인 자금원 마련에 대해서도 수급자의 52.6%는 아예 없다고 응답하거나 33.8%는 자녀의 부양을 기대한다고 응답해 적극적인 노후대책도 없는 실정이다.

 

김지현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 42.3%인 수급자의 소득활동 참가율을 최대한 끌어올려 경제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자아실현을 통한 감성적 충족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소득계층별 희망 금융자산은 뚜렷하게 대비됐다. 국민연금 수급자의 61.5%는 지급받은 국민연금을 전액 생활비용으로 지출하고 있으며 금융상품에 투자하거나 저축하는 비중은 27.1%에 불과하다고 응답했다. 

 

향후 희망하는 금융상품으로는 연금(19.9%)과 건강보험 상품(18%)의 선호도가 높았다. 소득계층별로는 중산층은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한 추가소득원으로서 연금을 선호하나 저소득층은 비용절감 목적의 건강보험을 가장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재무적 은퇴준비에 대해서는 73.5%가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어 건강(30.3%)과 나만의 여가(20.3%) 등을 가장 중요한 비재무적 준비활동이라고 응답했다. 소득활동에 참가하고 있거나 보유자산 규모가 클수록 비재무적 은퇴생활에 대한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차주필 KEB하나은행 연금사업본부 본부장은 “이번 설문으로 수급자의 소비생활과 노후자금 운용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연령별·소득계층별 맞춤형 금융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령층의 은퇴 전후 소득계층 변화. 사진/KEB하나은행

 

신병남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