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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신사업 지원에 대형-중소형 카드사 온도차
대형사 "빅데이터 컨설팅 사업 기대"…중소형 "레버리지 규제 부담"
2019-04-16 20:00:00 2019-04-16 20:00:00
[뉴스토마토 최진영 기자] 금융당국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빅데이터 활성화 등 신사업 진출 지원 방안을 내놓았지만 대형사와 중소형사의 온도차는 뚜렷하다. 대형사는 높은 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사업에 기대감이 높은 반면, 중소형사는 레버리지비율 규제 등으로 자금 여력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의 카드산업 건전화 및 경쟁력 제고 TF(이하 카드 TF)가 내놓은 카드사 수익원 다변화 조치는 네 가지로 분류된다. △마이데이터(본인신용정보관리업) 겸영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겸영 △빅데이터 제공서비스 운영 △렌탈업무 취급기준 합리화 등이다. 렌탈업무에 대한 규제완화 조치를 제외하면 모두 카드사가 소유한 데이터 활용 사업이다.
 
다만 자금 여력이 없는 중소형 카드사들에겐 신사업 진출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대표적으로 레버리지비율은 중소형 카드사들의 사업다각화를 가로막는 가장 큰 장애물이다. 레버리지 규제는 회사채 발행 등 외부차입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여신전문금융사의 과도한 외형확대 경쟁 제한 및 시장위험 차단을 위해 도입됐다. 카드사의 자산이 자기자본의 6배를 넘지 못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레버리지비율은 우리카드 6배, 롯데카드 5.8배, 하나카드 5.1배로 나타났다. 레버리지 비율 관리가 시급한 이들 중소형사는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자산을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자본 확충이 어려워 자산을 줄여 레버리지 비율을 낮추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당국은 레버리지비율을 산정할 때 빅데이터 신사업 관련자산과 중금리대출을 총자산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카드사 본연의 수익원을 확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선뜻 투자가 어렵다는 것이 중소형 카드사들의 입장이다.
 
한 중소형 카드사 관계자는 "중소형 카드사들은 레버리지비율이 제한돼 본래 가지고 있는 수익원 확장이 막혀있다"며 "레버리지 규제 비율에 변화 없이는 신사업을 고려하기 어렵다. 불확실성을 떠안을 만한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렌탈업무 관련 규제완화에 대한 볼멘소리도 나왔다. B2B(기업과 기업간 거래)분야에서 취급상품을 완화해줬을 뿐 B2C(기업과 소비자간 거래)분야는 변화가 없다. B2B분야는 소수 종합렌탈사가 시장을 나눠가져 다른 기업의 진입이 쉽지 않은 상황임에도 B2C에 대한 규제완화가 없어서다.
 
대형 카드사들은 상대적으로 레버리지 비율 등 자금 여력에 여유로운 상황이다. KB카드는 5.2배, 현대카드가 5배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삼성카드는 3.7배로 가장 낮고 신한카드는 4.9배를 기록했다. 비씨카드(3.4배)를 포함할 경우 8개 카드사의 레버리지비율 평균은 4.78배가 된다.
 
또한 대형 카드사는 높은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마이데이터 사업 부문의 수익창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신한카드의 시장점유율은 22.73%로 가장 높고, 삼성카드와 현대카드는 각각 17.08%, 13.25%다. 대형 카드사 3곳이 절반 이상의 고객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대형사들은 빅데이터 활용을 통한 수익창출을 기대하며 마이데이터, 개인사업자신용평가업 겸영 관련 법안 통과를 기다리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11월 발의한 신용정보법 개정안이 현재 국회 계류 중이다. 
 
업계 1위인 신한카드의 경우 선도적으로 빅데이터 컨설팅을 선보인 이후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정확한 수익을 밝히긴 어렵지만 공공기관 뿐아니라 민간영역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장중"이라며 "특히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시 비용을 절감시킬 수 있는 용도로  활용 중이다"고 말했다.
 
1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카드TF가 내놓은 개선방안에 대한 각사의 입장은 차이를 보인다. 김덕수 여신금융협회 회장(오른쪽 두번째)을 비롯한 카드사 CEO들이 지난 9일 카드사 CEO 간담회에 참석해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진영 기자 daedoo053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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