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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폰 너무 서둘렀나…미국도 한국도 5G 서비스 불만
한정된 5G망에 LTE로 전환시 끊김 발생…통신사 직원들도 5G폰 회의적
2019-04-12 14:07:41 2019-04-12 14:07:41
[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지난 3일과 4일(한국시간) 각각 5세대(5G) 통신 상용화에 나선 한국과 미국 내에서 불완전한 서비스에 대해 불만이 나오고 있다. 부족한 5G 기지국 수로 허울뿐인 5G 서비스를 탓하는 것인데, 당장 기하급수적으로 커버리지 확대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5G 스마트폰 구매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11시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일제히 삼성전자 갤럭시S10 5G 1호 가입자를 유치했다. 약 1시간 뒤인 4일 0시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 버라이즌도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모토로라 모토 Z3로 5G폰 서비스를 시작했다.  
 
5G 상용화 일주일이 지났지만 양국에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즐기기는 쉽지 않다. 국내 소비자들은 일부지역에서만 5G로 서비스되는 것에 대해 불만이 높다. 5G 음영지역에서는 롱텀에볼루션(LTE)으로 전환되는데 이때 통신이 끊기는 현상도 반복된다고 주장한다. 5G폰을 개통했다는 한 소비자는 "강남 등 번화가에서는 5G 신호가 잡히는데, 속도는 기대 이하"라면서 "커피숍 등 실내로 들어가면 LTE로 전환되는데 순간 통신이 끊기는 현상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 더버지 등 미국 매체들은 LTE보다 속도는 빠르지만 5G 신호 잡히는 곳을 찾는 게 어렵다고 기술했다. 특히 버라이즌이 5G 접속이 가능하다고 소개한 시카고극장, 밀레니엄파크 등에서도 5G 대신 LTE가 잡힌다고 전했다. 
 
대리점을 찾은 고객이 갤럭시 S10 5G 단말 가입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상용화 시점 기준 국내 5G 기지국은 전국에 8만5261개 설치됐다. 이 가운데 서울·수도권에 설치된 기지국이 5만4899개다. 2011년 상용화된 LTE의 전국망은 2013년에야 구축됐다. 이듬해인 2014년에는 음영지역 없이 전국 어디서나 LTE를 사용할 수 있었는데, 당시 기지국 수는 44만5000여개에 달했다. 현재 LTE 대비 5G 기지국 수가 19% 수준에 그치는 상황이다. 5G는 이론상 LTE 대비 3~4배 많은 기지국을 필요로 한다. 5G에 사용되는 주파수는 3.5기가헤르츠(㎓) 또는 28㎓로 고주파에 해당한다. 직진성이 강해 속도는 빠르지만 도달거리가 짧고 중간에 장애물을 만나면 피해갈 수 없기 때문에 촘촘한 기지국을 요구한다. 불완전한 5G 신호가 나올 수밖에 없는 셈이다. 
 
당장 기지국 수를 급격하게 늘리기도 쉽지 않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설치해야 하는데 일손이 부족하다. 청와대 청원사이트에는 '5G 세계 최초에 울고 있는 협력사 직원들'이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건물주와 협의 후 무거운 안테나·장비 등을 들고 올라가 시공을 해야 하는데 주 100시간 이상 일을 하고 있다"면서 "기지국 수량을 달성 못할 시 이통사 사무실에 불려나간다"고 토로했다. 인빌딩 중계기 설치도 늦어지고 있는데 장비 공급이 원활하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통신사 직원들 사이에서는 급하게 5G폰을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직원들을 위한 5G 프로모션도 있지만 당장 바꿔야 하는 데는 회의적이다. 5G망의 안전성 등 상황을 보고 구입해도 늦지 않다는 얘기다. 통신사 한 관계자는 "6월까지 가입해야 요금제 할인 프로모션이 적용되는 경우도 있지만 가입을 서두를 필요는 없어보인다"면서 "LTE때도 학습했듯이 5G 도입 초기에는 지금과 같은 불만이 지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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