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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단비 엔진 한국마케팅대표 "블록체인 게임 개발 넘어 플랫폼 상용화 추진"
멀티버스·SDK 통해 생태계 확장 지원…5월 한국서 밋업 예정
엔진지갑, 갤럭시S10에 탑재…"개발자·유저에 진정한 소유권 부여"
2019-04-10 15:14:24 2019-04-10 15:14:24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한화 153조9000억원(1349억 달러). 네덜란드 리서치업체 뉴주(Newzoo)가 집계한 지난해 글로벌 게임 산업 규모다. 지난 2012년 706억 달러에 불과했던 글로벌 게임시장은 모바일과 콘솔게임 인기에 힘입어 전년대비 10.9% 성장했으며, 오는 2021년에는 그 규모가 1801억 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세가 기대되는 게임 시장에서 최근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것은 '블록체인'이다. 탈중앙화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이 게임회사의 아이템 조작 등을 방지하고 거래의 투명성과 확장성도 제공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블록체인 게임 및 서비스 개발 플랫폼 엔진(Enjin)의 이단비 한국마케팅 대표는 최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블록체인은 게임 산업에서 반드시 필요한 도구는 아니지만, 기존 게임 시장이 가지고 있던 문제를 해결하고 획기적으로 개선시킬 수 있다"며 "개발자·유저 모두가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상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단비 엔진 한국마케팅대표는 올해 목표로 '상용화'를 꼽았다. 사진/엔진
 
엔진, 블록체인 게임·서비스 통합플랫폼 마련…"생태계 확장 추진"
 
지난 2009년 싱가포르에 설립된 엔진(Enjin Pte Ltd)은 온라인 게임 커뮤니티와 가상 재화 거래 플랫폼을 제공하는 소셜 게이밍 플랫폼 기업으로, 삼성전자 갤럭시S10 탑재로 주목받은 암호화폐 지갑 엔진월렛(EnjinWallet)과 암호화폐인 엔진코인(EnjinCoin), 블록체인 검색 체인 엔진X(EnjinX), 아이템 배포에 사용되는 엔진 빔(Enjin Beam)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한국총괄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업계 1위인 유니티와 손잡고 '엔진 유니티 SDK(Software Development Kit)'를 출시한 데 이어 블록체인 게임·서비스를 위한 통합 플랫폼을 마련하는 등 블록체인 생태계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며 "단순한 게임 개발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규모 채택(Mass Adoption)을 통한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피력했다.
 
이를 위해 엔진은 누구나 쉽게 게임을 만들고 관리할 수 있는 '블록체인 PaaS(Platform as a Servcie)' 중심의 엔진 플랫폼을 구축했으며, 엔진이 최초로 제안한 ERC-1155 토큰 표준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다중 게임 세계(멀티버스, multiverse)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향후엔 블록체인 게임 캐릭터와 아이템이 여러 게임 세계를 오가며 공유되고 활용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설계에 따라 다르겠지만 엔진 유니티 SDK를 사용하면 짧은 시간 안에 직관적인 게임 개발이 가능하고, 멀티버스를 통해 아이템의 확장성도 커진다"면서 "개발사마다 만든 여러 게임을 오고 갈 수 있는 게임 캐릭터나 아이템을 도입할 수 있어 지금까지 없었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A라는 게임회사가 파산할 경우 멀티버스를 이용해 보유하고 있던 아이템 등을 보존할 수도 있게 되는 식이다. 그는 "게임에서 아이템은 소유권의 개념이 크지만, 중앙화 된 게임 안에서는 '멀티버스' 적용이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블록체인이 게임에 도입되면, 아이템 사기나 위·변조를 방지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사진/엔진
 
"엔진지갑 통해 거래소·검색·아이템 보관까지 가능…'초연결성' 중요"
 
이 대표는 특히 "엔진의 경우 별도의 지갑에서 아이템을 보관하기 때문에 아이템 유지와 함께 '멜팅(Melting·아이템 현금화를 통한 가치 회수 기능)'으로 아이템의 희소가치도 높아진다"며 "개발자들에게는 필요한 자금이 조달되는 혜택이 주어지는 등 개발자와 유저 모두에게 진정한 소유권과 공정성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나인 라이브즈 아레나(9Lives Arena), 에이지 오브 러스트(Age of Rust) 등 엔진 플랫폼 기반의 블록체인 게임이 개발되고 있다"며 "연내 SDK를 활용한 게임들도 나올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초연결성(hyperconnectivity)' 또한 엔진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다. 엔진코인과 엔진지갑 등 엔진 생태계를 이루는 다양한 서비스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선 상호작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대표는 엔진에 대해 소개해달라는 요청에 휴대폰부터 켰다. 모바일 내 엔진 지갑을 통해 엔진 플랫폼이 가진 연결 구조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 대표는 "엔진 지갑에서는 암호화폐 지갑 기능뿐만 아니라 소장용 아이템과 QR스캔, 거래소, 탐색기 역할까지 제공한다"며 "유저 중에서는 아이템을 만들어주는 엔진의 민트샵 사이트를 통해 친구들과 찍은 사진을 지갑 내 아이템으로 보관하는 경우도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높은 보안성과 함께 재미 요소가 포함된 '걸어 다니는 금고'가 되는 셈"이라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지닥의 경우 현재 엔진엑스와 연동된 서비스도 이용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생태계 확장을 위해 한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의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현재 엔진 코인은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빗썸·업비트·고팍스·코인레일 등에 상장돼 있으며 엔진 지갑의 경우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스파트폰인 갤럭시S10에 탑재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삼성전자와 공식적인 파트너이긴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거론하기는 어렵다"며 "파트너십에 대해선 삼성뿐만 아니라 게임·비게임회사 모두를 대상으로 열린 마음을 갖고 협력하려고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국 시장의 경우 게임 유저가 많고 새로운 프로젝트에 대한 흡수도 빠르다"며 "오는 5월 개최될 '유나이트 서울(UNITE SEOUL)‘에서 밋업을 열고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작년 한해가 엔진 생태계를 구축하는 시기였다면 올해는 시장에서 자리 잡고 상용화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더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완성도 높은 생태계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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