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제2의 한진해운 되나…"박삼구 지분 매각에 달렸다"
"채권단 공동관리, 해외채권 조기상환·항공대란으로 번질 수 있어"
2019-04-03 00:00:00 2019-04-03 00:00:00
[뉴스토마토 양지윤·최홍 기자] 지난달 전격 퇴진을 선언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채권단이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주력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 권고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박 회장의 수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버티기에 들어갈 경우 '제 2의 한진해운'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으로부터 재무구조 개선약정을 갱신하지 못하면 자율협약이나 워크아웃 절차를 밟게 되고, 이로 인해 해외채권 조기상환과 항공기 반납 등 회생불능 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금융당국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의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개선약정 갱신을 앞두고 박 회장의 사재 출연 등 고강도 자구안 제출을 요구하고 있다. 채권단은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도 권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권단은 이와 관련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매각을 권고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금융권과 재계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에서도 이런 기류가 감지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날 금호아시아나그룹을 향해 "모든 것을 버린다는 각오로 자구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우회적 압박 메시지를 던졌다. 이런 정황으로 볼 때 산업은행이 물밑에서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 회장은 지난달 28일 금호아시아나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배수의 진을 친데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전날 자산매각, 노선체계와 조직 개편안을 내놨으나 채권단을 만족시키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광화문 사옥과 CJ대한통운 주식 매각, 아시아나항공 자회사인 아시아나IDT와 에어부산의 기업공개(IPO) 등 사실상 모든 수단을 동원해 추가 자구안을 마련할 여력이 없다.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과 인력 구조조정 등도 거론되고 있지만, 수익구조를 개선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 측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권고한 배경에는 항공업의 특수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일반적으로 유동성위기에 빠진 부실기업은 워크아웃이나 자율협약 등 채권단 공동관리를 통해 경영정상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다. 자율협약은 채권단의 100% 동의를 얻어 구조조정에 들어가고, 워크아웃은 금융 채권자의 75%의 동의를 얻으면 된다. 문제는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시장성 차입 비중이 높아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가더라도 부실을 털어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전체 차입금에서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시장성 차입금이 약 1조6000억원으로, 금융권 차입금 약 4200억원보다 3배 이상 많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아시아나항공의 지분을 끝까지 고집할 경우 세계적인 물류대란을 일으킨 한진해운 사태에 버금가는 충격파가 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이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 자금줄이 틀어지고, 사업이 망가지는 후폭풍이 몰아닥칠 수 있다. 신용등급이 떨어져 ABS와 해외채권의 조기 상환이 들어오는 것은 물론 항공기 반납으로 이어져 영업망 훼손이 우려된다. 아울러 돈을 떼일 수 있다고 판단한 사채권자들이 해외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비행기를 볼모로 잡으면 '항공대란'으로 이어져 재기가 불가능해진다는 게 항공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채권단이 박 회장과 금호아시아나그룹에 아시아나항공 지분 매각을 권고한 배경에는 이같은 현실적인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 공동관리로 인한 후폭풍과 항공업종의 특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산업은행의 선택지가 넓지 않다"면서 "아시아나항공의 경영정상화는 결국 박 회장의 지분매각 여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양지윤·최홍 기자 galile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