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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인터넷은행 후보, 자본력 '키움' vs 혁신성 '토스'
외부자문기구, 이달부터 사업계획 심사…인가심사 배점, 혁신성 > 안정성 > 포용성
2019-03-31 20:00:00 2019-03-31 20: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제3 인터넷전문은행에 모두 3개 컨소시엄이 도전장을 던진 가운데 대기업들이 참여해 자본 안정성 측면에서 탄탄하다고 평가받는 키움뱅크 컨소시엄과 핀테크 기술을 앞세운 토스뱅크 컨소시엄이 2파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장은 은행업감독규정에 따라 자문기구 성격의 외부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이달부터 예비인가 신청자들이 낸 사업계획서의 타당성을 검토한다. 앞서 당국이 지난 27일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서를 접수받은 결과 가칭 '키움뱅크와 토스뱅크, 애니밴드스마트은행' 등 3곳이 도전장을 낸 바 있다.
 
금융당국이 최대 2곳의 인터넷은행을 새로 인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한 곳으로 좁혀질 경우 주주구성 등 자본력과 혁신성, 포용성 등의 평가 항목을 놓고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신한금융지주, 현대해상보험 등 대형 금융사들이 막판에 토스뱅크 컨소시엄을 이탈하면서 사실상 키움뱅크 컨소시엄으로 무게추가 기운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러나 당국 관계자는 "지난 1, 2호 인가심사 당시 정부의 입김으로 사전에 내정된 사업자가 있었다는 의혹이 지금까지 발목을 잡고 있다"며 "예비인가 심사의 형평성에 신경을 쓰는데 (대기업 위주의) 컨소시엄이 우위에 있다고 단정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당국이 공개한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주요 평가항목과 배점'에 따르면 1000점 만점에 사업계획의 혁신성 배점은 350점, 포용성 배점은 150점으로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자본금과 자금조달방안(100점), 대주주 및 주주구성계획(100점), 사업계획(안정성, 200점),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설비(100점) 등은 은행업을 신청하는 업체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항목이다.
 
배점표로만 보면 제3의 인터넷은행은 '서비스의 혁신성과 서민금융지원' 등에 강점을 가진 곳이 인가를 받을 전망이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키움증권과 다우기술이 주축인 28개 주주사가 참여하는 컨소시엄이다. KEB하나은행과 SK텔레콤 등 시중은행과 대기업이 참여한 것을 비롯해 11번가, 코리아세븐(세븐일레븐), 롯데멤버스, 웰컴저축은행, 하나투어, SK증권, 바디프랜드 등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했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은 대형 업체들의 참여로 자본력 부문에서 토스뱅크를 앞선 것으로 평가받는다. 당국의 평가항목인 자본금 및 자금조달 방안을 비롯해 대주주 및 주주구성 계획, 포용성, 안정성, 인력·영업시설·전산체계·물적 설비 부문에서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문제는 혁신성이다. 앞서 키움 측은 금융과 ICT를 결합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기존 금융권에서 이용하던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증권사와 통신사, 은행이 결합한 모델은 기존 인터넷은행과도 흡사한 부분이 있다.
 
토스뱅크 컨소시엄은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중심으로 한화투자증권과 굿워터캐피탈, 알토스벤처스, 리빗캐피탈, 한국전자인증 등 8개 주주사의 참여로 구성됐다.
 
토스뱅크는 핀테크 기술을 앞세워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소규모 특화 은행을 만든다는 전략이다. 특히 추가 참여사인 한화투자증권과 베스핀글로벌의 전문성을 활용해 한화 금융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도모하는 한편 은행권 최초 클라우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자본조달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극적으로 소규모 투자자들로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는 했지만 앞서 컨소시엄에서 이탈한 신한금융과 현대해상 등과 같이 탄탄한 자본력을 갖춘 참여사가 전무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예비인가 심사 배점표에는 과거 평가 항목에서는 없었던 '포용성'이 새롭게 포함됐다. 포용성은 '서민금융지원과 중금리대출 공급 등 더 낮은 비용이나 더 좋은 조건으로 포용적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금융소비자 이익 향상에 기여할 것인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이는 정부의 포용금융 정책과 맥을 같이 한다. 인터넷은행의 첫 주자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가 중금리대출 등 서민금융지원에 제 역할을 못했다는 비판도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인터넷은행에 대해서는 인가심사 단계부터 서민금융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당국이 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당국은 사업의 혁신성과 포용성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안정성' 항목도 강조하고 있다. 안정적인 경영에 필요한 적정 수익의 지속 창출이 가능하고 안정적인 경영을 위해 주요주주가 자금 등을 투자할 의지가 있는지, 장기간에 걸쳐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한지 등을 심사하는 것이다.
 
애니밴드스마트은행은 해당 항목을 통과하려면 좀더 안정적인 투자 구조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다. 당국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 이후에도 컨소시엄 구성이 계속 바뀌고 있다"며 "자본이나 대주주 적격성 이전에 현재까지 확정된 컨소시엄 구성으로 어떤 사업을 계획 중인지 들여다보는 것이 먼저"라고 말했다.
 
지난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비바리퍼블리카(토스)에서 이승건 대표가 새 인터넷은행 후보자 '토스뱅크(가칭)'의 사업계획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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