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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콘텐츠 통로된 SNS)'타인 사생활' 보며 재미 느끼는 사회…"정보윤리 교육 절실"
유아기부터 학생·성인까지 '사생활 침해=범죄' 인식 심어야
2019-03-28 06:00:00 2019-03-28 06:00:00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한 번 쯤 카카오톡으로 타인의 사생활 관련 지라시(사설 정보지) 안 돌려본 사람이 있겠습니까? 이러한 행위를 죄 의식 없이 재미로 한다는 것이 문제죠. 어릴 때부터 정보윤리 교육이 절실합니다."
 
전문가들은 최근 성관계 불법 영상 촬영 및 유포 혐의를 받은 가수 정준영의 사건과 관련해 정보윤리 교육의 의무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사전·사후에 예방하거나 처벌을 강화한다고 해도 모든 사용자들을 통제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정보통신기술(ICT) 기기를 다루거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윤리의식을 심어 잘못된 행동을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송경재 경희대 인류사회재건연구원 교수는 "일상에서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거나 성을 상품화하면서 범죄인지 모른 채 재미를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이 문제"라며 "자신만큼 타인의 개인정보·사생활도 소중하고 이를 침해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다는 의식을 어릴 때부터 심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4차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소프트웨어(SW)는 의무적으로 교육하면서 정보윤리 교육은 없는 점을 지적했다. 송 교수는 "유아기부터 초중고등학생과 대학생까지 정보윤리 교육을 의무적, 정기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며 "사생활 침해가 누군가의 삶을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것을 항상 의식할 수 있도록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인에 대한 정보윤리 교육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성인들도 카카오톡과 같은 메신저를 통해 남을 비방하고 폄훼하는 표현을 거리낌 없이 사용한다"며 "이 또한 정보윤리 교육이 부족해서 낳은 결과이며 정부가 성인에 대한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SNS와 모바일 메신저가 불법 콘텐츠의 유통 통로가 되면서 피해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가수 정준영씨가 휴대폰을 맡겼던 서울의 한 복원 사설업체를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압수수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미국·영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학생 교육 프로그램에 정보윤리 교육을 반영해 어릴 때부터 올바른 정보 기기 및 서비스 이용 의식을 심어주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정보윤리 교육은 현재 정규 교육과정에 포함되지 않은 채 정부와 기업, 시민단체들에 의해 산발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정부는 여성가족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서 디지털성범죄 예방, 인터넷윤리교육을 하고 있다. 기업이나 시민단체들도 교육에 나서고 있지만 특정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일회성 교육이 대부분이다. 
 
모바일 메신저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등을 통해 유포되는 사생활·폭력·음란물에 대한 예방과 처벌은 사전과 사후로 나뉜다. 메신저와 OTT 등을 서비스하는 기업들은 자체적으로 유해한 콘텐츠를 업로드하는 것을 차단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하지만 사실상 사전에 예방하는 것은 불가능한 실정이다. 특히 메신저의 경우 개인과 개인이 나누는 대화에 기업이나 정부가 개입할 수 없다. 사전 검열과 표현의 자유 침해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정보통신 관련 규제기관인 방통위도 불법정보가 유통되면 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해 해당 정보를 삭제·차단하는 것이 주요 업무로, 사후 규제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사생활 침해 영상이나 음란물에 대한 처벌 기준이 있지만 그 강도가 낮다는 지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카메라나 유사한 기능을 갖춘 기계장치를 이용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있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음란한 음향·영상·화상 등을 배포·판매·임대하거나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도하는 영상 등을 반복적으로 타인에게 도달하게 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받는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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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윤리에 대해서 잘 몰랐는데 앞으로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2019-04-02 22:23 신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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