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양지윤 기자] 정유업계의 수익성 효자인 파라자일렌(PX)이 중국발 공급과잉에 직면했다. 파라자일렌은 합성섬유와 페트(PET)병의 원료로, 최근 중국 기업들의 신·증설 물량이 쏟아지면서 판매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27일 석유화학업계에 따르면 파라자일렌과 나프타 간 스프레드는 3월 셋째주(지난 22일 기준) 톤당 484달러로, 전주보다 2.8% 내렸다. 나프타는 원유에서 뽑아낸 석유화학의 기초원료로 파라자일렌과 가격 차이가 클수록 석유화학기업의 마진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내에선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와 한화토탈, 롯데케미칼이 파라자일렌을 생산한다. 이 가운데 연산 생산능력이 75만톤인 롯데케미칼을 제외한 5개사는 각각 100~200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4분기 유가급락과 정제마진 약세의 여파로 석유사업의 수익성이 악화했으나 화학부문이 그나마 선방해 최악의 성적표는 피했다. 파라자일렌 스프레드가 톤당 600달러를 넘어서며 연중 강세가 지속된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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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파라자일렌 스프레드의 손익분기점이 톤당 280달러대인 점을 고려하면 지금은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 문제는 중국발 공급과잉의 여파로 파라자일렌 값이 하락세를 타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는 최근 일시적인 공급 감소에도 파라자일렌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점에 주목한다. 이달 초 에쓰오일이 11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 설비에 대한 정기보수에 나서면서 공급이 줄었으나 제품 값은 되려 떨어지고 있다. 통상 대규모 설비가 정기보수에 들어가면 공급 감소 영향으로 제품 가격이 일시적으로 오르지만, 이번에는 거꾸로 가고 있다. 에쓰오일의 공급 감소분을 중국 기업들이 메우면서 공급이 수요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중국의 대형 화섬기업인 헝리는 최근 상하이 증권거래소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대련에 건설한 450만톤 규모의 파라자일렌 공장이 지난해 연말 기계적 완공을 마치고, 제품을 성공적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헝리는 4월부터 상업생산을 본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또 푸지안 푸하이추앙(옛 드래곤 아로마틱스)도 지난해 연말과 이달 중순 각각 80만톤, 60만톤의 설비를 추가로 가동했다.
중국에서만 에쓰오일 생산능력의 5.3배에 이르는 설비가 들어서자 업계에선 지난해와 같은 호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특히 국내 기업들은 대중국 수출 비중이 90%로 의존도가 절대적으로 높아 향후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급락할 경우 수익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석유화학업계 관계자는 "중국 헝리의 신규 가동에 따라 공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파라자일렌 수요처들이 구매를 미루고 있는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며 "업황 피크 아웃(peak out·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galile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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