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타보 두다멜 “음악은 매직…사람과 사회 치유”
16~18일 LA필하모닉 창단 100주년 기념 내한
"예술가로서 화합과 결속 만드는 '다리' 되고 싶어"
입력 : 2019-03-15 21:23:12 수정 : 2019-03-19 09:53:47
[뉴스토마토 권익도 기자] 음악의 본질은 아름다움입니다. 그 속에는 마법이 있고, 그것은 우릴 지배하죠. 어린 시절 제게 음악은 선물 같은 것이었습니다.”
 
베네수엘라 출신의 세계적인 지휘자 구스타보 두다멜(38)이 로스앤젤레스(LA) 필하모닉 창단 100주년을 기념하는 페스티벌 참석 차 내한했다.
 
오는 16~18일 열리는 이번 페스티벌은 말러 교향곡 1번과 존 애덤스의 신작(피아니스트 유자왕협연)을 연주하는 콘서트(16·예술의전당 콘서트홀)와 세계적인 영화음악감독 존 윌리엄스 음악의 야외 콘서트(17·송파구 올림픽체조경기장), 실내악 콘서트(18·롯데콘서트홀) 순으로 이어진다.
 
전 세계 클래식 지휘계에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하는 이 30대의 음악감독이 매 공연 지휘봉을 잡는다.
 
베네수엘라 빈민가 출신인 그는 자국의 저소득층 예술 교육계획인 엘 시스테마의 최고 수혜자다. 이 프로그램으로 바이올린 교습을 받다가 1995년 엘 시스테마의 창시자인 호세 안토니오 아브레우에게 집중적으로 지휘를 배우게 된다.
 
2004년에는 독일 말러 지휘콩쿠르에 참가해 우승했으며 엘 시스테마의 세계적인 주목으로 차츰 명성을 얻게 된다. 2009 28세의 젊은 나이에 미국 서부 클래식계의 자존심이라 칭하는 LA필하모닉의 음악감독으로 발탁됐다.
 
현재는 LA필 지휘와 함께 미국, 스코틀랜드, 스웨덴, 보스턴, 비엔나 등 전 세계 도시에서 엘 시스테마 유사 프로젝트를 진행해오고 있다. 특히 LA를 기반으로 한 음악교육 프로그램 ‘LA 유스 오케스트라(YOLA)’ 확대를 위해 앞장서고 있으며 이 곳에는 수만명의 소외계층 아이들이 소속돼 미래의 두다멜이 되기 위한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
 
구스타보 두다멜. 사진/마스트미디어
 
15일 삼성동 코엑스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두다멜은 어려운 환경에서 교향곡을 연주하는 아이들을 보면 음악이 진정한 마법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LA필 투어를 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는 순간 순간이 마법이었던 것 같다그들이 순수함과 책임감을 갖고 음악을 연주하는 모습을 볼 때면 그런 생각이 든다. 마치 어린 시절 고향에서 음표들과 싸우면서 꿈을 키우던 과거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소회했다.
 
2009년부터 10년째 끌어오고 있는 LA필 만의 특징으로는 도전을 꼽았다. 그는 “LA필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라고 느꼈고 10년간 지내오면서 우리 만의 개성을 만들어온 것 같다반복돼 오던 기존 관행에서 벗어나 늘 새로운 음악을 연주했고 지역사회와의 화합을 만들어왔다. 그것이 바로 우리 오케스트라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오케스트라는 단순히 엔터테이너로서의 역할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회적 정의를 이루고 이 사회를 이루는 구성원으로서 중요합니다. 늘 새로운 음악과 지역사회와의 관계에 대해 책임감과 열정을 갖고 가는 게 앞으로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음악과 사회의 관계를 꾸준히 생각해온 만큼 최근 대규모 정전사태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고뇌도 깊다. 최근 자국에 대한 정치적 언급으로 고국 입국이 금지된 그는 이날 최대한 신중하면서도 조심스럽게 소신을 얘기했다.
 
제 조국이 끔찍한 시기를 겪고 있지만 언젠간 음악이 치유할 거라 믿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치유할 것이고 사회를 치유해 줄 거라 생각합니다. 그것이 바로 엘 시스테마의 정신이며 음악이 마법인 이유입니다.”
 
베네수엘라처럼 사회가 불안정할 때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지기 마련입니다. 예술가인 저는 음악으로 불안과 분노를 치유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음악으로 화합과 결속을 만드는 '다리'가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페스티벌에서는 두다멜의 장기로 꼽히는 말러 교향곡 1번이 연주된다. 16살 처음 지휘봉을 잡은 순간 때도, LA필하모닉 취임 연주회에서 지휘를 했을 때도 이 작품을 선택했다.
 
지금까지 100회 이상 이 교향곡을 지휘했던 것 같습니다. 할 때마다 그 때 당시의 제 모습이 떠올라요. ‘타이탄(거인)’이라는 제목이 붙어있는데, 마치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느낌이 담겨 있다고 생각해요. 젊고 에너지가 넘치는 거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요.”
 
이날 간담회에는 두다멜을 비롯해 사이먼 우즈 LA필하모닉 협회 최고경영자(CEO)와 에스더 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가 함께 자리했다. 에스더 유는 이번 투어로 유자 왕, 구스타보 두다멜과 함께 하게 돼 오랜 꿈이 이뤄진 기분이라 생각한다뜻 깊은 LA 100주년 콘서트에 참석하게 돼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컨디션 문제로 함께 자리하지 못한 유자 왕은 컨디션을 회복해서 공연에서 멋진 무대를 보여주고 싶다이번 투어를 통해 존 아담스의 위촉곡을 맡게 돼 정말 기쁘게 생각한다고 사전 메시지를 보냈다.
 
사이먼 우즈 LA필하모닉 협회 최고경영자와 LA필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 구스타보 두다멜, 에스더 유 바이올리니스트, 김용관 마스트미디어 대표. 사진/마스트미디어
 
권익도 기자 ikdokw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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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익도

자유롭게 방랑하는 공간. 문화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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