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문경영인' 이채욱 CJ 부회장 별세…"나는 행운아였다"(종합)
CEO만 30년 경영 베테랑…CJ그룹 첫 외부 영입 전문경영인
입력 : 2019-03-11 12:04:48 수정 : 2019-03-11 14:08:22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샐러리맨의 신화라 불리는 이채욱 CJ그룹 부회장이 10일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2013년 CJ그룹에 합류한 그는 이재현 CJ 회장의 부재시 실질적 의사결정권자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했다. 바이오·물류·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지금의 CJ그룹의 기틀을 닦는데에도 큰 공헌을 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이 부회장은 1946년 경상북도 상주에서 5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어려운 가정환경 속에 장학생으로 상주 고등학교와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 삼성그룹 공채로 입사해 삼성물산 해외사업본부장을 지냈으며 1989년 삼성 GE의료기기 대표를 역임하며 최고경영자(CEO)로 데뷔했다. 이후 GE코리아 회장, 인천공항공사 사장을 지내며 샐러리맨에서 전문경영인으로 성공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인천공항공사 사장 시절에는 연간 200회가 넘는 해외 출장을 다니며 인천국제공항을 세계 최고 공항으로 키워냈다. 한국인 최초로 UN자문기구 국제공항협의회(ACI) 세계총회 이사를 역임하기도 했다. 
 
CJ그룹과는 2013년 4월 CJ대한통운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선임되며 연을 맺었다. CJ그룹이 전문경영인을 부회장으로 영입한 것은 이 부회장이 처음으로 이 회장이 직접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해 8월 이 회장이 경영비리 혐의로 구속 수감됐고, 이 부회장은 10월부터 CJ주식회사 대표이사를 맡아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과 비상경영위원회 일원으로 그룹 경영을 이끌었다. 
 
고 이채욱 CJ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열린 CJ 정기 주주총회에서 퇴임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CEO로서 30년간 쉼 없이 달려온 이 부회장은 건강 악화를 이유로 지난해 3월 CJ정기 주주총회에서 명예롭게 경영활동을 마무리했다. 이사회 의장으로서 마지막 공식 석상에 섰던 그는 "앞만 보고 달려왔던 나이의 세대인 나는 행운아였다"며 "많은 사람의 도움으로 이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고 지난날의 소회를 전했다. 이어 그는 "기업이 잘 돼야 좋은 것 아니겠느냐"며 기업 활동에 많은 지원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 "많은 젊은이들이 용기와 꿈을 갖고 도전했으면 좋겠다"며 청년 세대에 대한 조언도 덧붙였다. 
 
그를 CJ그룹으로 이끈 이 회장에 대해서도 "지난 5년간 많은 은덕을 입었다"며 "아름다운 마무리를 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감사하다"고 전했다. CJ그룹도 이 부회장의 지난 공로를 예우해 퇴진 후에도 부회장 직함을 계속 유지토록 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치료와 요양을 지속해왔으나 최근 들어 지병이었던 폐질환이 급격히 악화, 10일 오후 눈을 감았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연주씨, 딸 승윤(마이크로소프트 부장), 승민(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승은(GE 헬스케어 재팬 LCS 본부장)씨와 사위 진동희(블랙록 이사), 최성수(인천지법 부천지원 판사), 박영식(PWC컨설팅 근무)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 장례식장 17호실이다. 발인은 13일 오전 8시40분이며, 장지는 이천 에덴낙원이다.
 
CJ그룹 관계자는 "고인은 탁월한 경영능력과 리더십을 바탕으로 CJ그룹의 외형적 성장뿐 아니라 윤리경영, 정도경영에 있어 글로벌 스탠다드를 제시하고 이에 대한 조직원들의 변화를 이끌어 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구성원들에게 항상 긍정적인 마음가짐과 열정을 심어줘 많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았다"고 애도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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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진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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