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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르는 금융권 주총…관전 포인트는 배당·노동이사제
하나·신한지주 등 사외이사 구성원 확대…지배구조 이슈는 부각안돼
역대 최대 실적에 고배당 기대…진옥동·지성규 은행장 내정자 선임 확정
2019-03-10 12:00:00 2019-03-10 14:20:48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금융권이 본격적인 정기주주총회 시즌에 접어들었다. 올해 금융지주사의 주총 관전 포인트는 배당과 노동이사제·계열사CEO교체로 요약된다.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두면서 이에 따른 고배당이 예상되는 데다 기업은행(024110)을 중심으로 노동이사제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사외이사 구성원이 확대되며 신한·KEB하나은행장 등 주요 계열사의 최고경영자도 이번 주총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다만 올해 금융권 주총은 지배구조 이슈가 부각되지 않은데다 사외이사 대부분이 연임함에 따라 별다른 이변 없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사진/뉴스토마토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금융지주사 및 은행은 오는 22일 하나금융 주총을 시작으로 27일 신한지주(055550)와 KB금융 및 기업·우리은행, 28일 BNK·DGB금융 등의 순으로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금융권 주총에는 재무제표 및 연결재무제표(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포함) 승인과 배당, 이사 선임 등이 주요 안건으로 올라와있다.
 
스타트를 끊는 곳은 하나금융지주(086790)다.
 
하나금융은 오는 22일 서울 명동사옥에서 제14기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사외이사 보수 한도와 선임 등의 안건을 결정한다. 이번 하나금융 주총에서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성복 전 삼정KPMG 부회장과 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 교수, 박원구 서울대 특임교수,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사외이사로 재선임되며 KEB하나은행 사외이사를 맡고 있던 이정원 전 신한은행 부행장이 새롭게 합류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는 기존 7명에서 8명으로 늘어난다.
 
최근 KEB하나은행장 3연임을 포기한 함영주 부회장(미등기임원)의 자리는 유지되며, 지성규 KEB하나은행장 내정자와 장경훈 하나카드 사장 내정자 등 9개 자회사CEO 후보 선임은 21일 각 계열사 주총에서 확정된다.
 
신한지주(055550) 사외이사도 11명으로 늘어난다.
 
오는 27일 주총을 여는 신한지주는 이윤재 전 대통령 재정경제비서관과 변양호 VIG파트너스 고문, 성재호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허용학 홍콩 퍼스트브리지 스트래터지(First Bridge Strategy Ltd) 대표 등 4명을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한 상태다.
 
여기에 이달 임기 만료를 앞둔 박철 전 한국은행 부총재, 이만우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히라카와 유키 프리메르코리아 대표,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증권 일본 대표,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 등 5명은 재선임하기로 했다.
 
아직 임기가 남은 김화남 제주여자학원 이사장과 최경록 일본 CYS 대표이사를 포함하면 신한지주 사외이사는 모두 11명으로 기존보다 1명 더 많아진다. 이와 함께 신한지주는 신한은행장으로 낙점된 진옥동 내정자를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도 의결한다.
표/뉴스토마토
같은 날 KB금융(105560)지주는 재무제표 및 이익배당안과 감사위원회 위원이 되는 사외이사 선임건 등을 의안으로 내놨다. 신임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는 김경호 홍익대 교수가 추천됐으며, 기존 사외이사인 유석렬 전 삼성카드 사장과 스튜어트 솔로몬(Stuart B. Solomon) 전 메트라이프 생명보험 회장, 박재하 아시아개발은행연구소 부소장 등 3인은 재추천됐다.
 
KB금융에서 촉발됐던 노동이사제(근로자 추천 이사제도)는 올해 물 건너간 모습이다. KB금융 노조가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했던 백승헌 변호사에 대해 주주제안을 자진 철회했기 때문이다.
 
다만 불씨는 여전히 살아있다. KB금융 노조가 차후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할 것이라는 의중을 내비친 데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 차원에서 노동이사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서다. 앞서 기업은행 노동조합은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박창완 금융위 금융발전심의위원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기업은행 사외이사 3명 가운데 이용근 이사의 임기가 만료된 데 따른 것이다.
 
현재 기업은행은 27일 을지로 IBK파이낸스타워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제58기 재무제표 승인과 정관일부 변경안건 등을 결의할 예정이다. 주총 안건에는 사외이사 선임건이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그러나 이사회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해야 하는 만큼 김도진 기업은행장과 임상현 전무(상임이사)를 포함한 5명의 이사 가운데 공석이 된 1명의 사외이사 충원이 필요하다.
 
노조는 김 행장과 정부의 대승적 결단을 요구하고 있다. 중소기업은행법상 전무이사와 이사는 은행장의 제청으로 금융위원회가 임면하게 돼 있기 때문이다.
 
금융노조 관계자는 “통상 주총 2주전까지 회의 목적사항 등을 통지하기 때문에 금주 안에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항간에는 별도의 사외이사 추천 작업을 거쳐 또 낙하산 인사가 내려올 것이라는 얘기가 있어 우려스럽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공공성 가치 실현에 앞장서야 하는 국책은행인 만큼, 정부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지주의 배당도 관심사로 꼽힌다. 작년 한 해 주요 금융지주사 당기순이익이 첫 10조원대를 돌파하는 등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한 데 따른 것이다.
 
앞서 신한지주는 이사회를 열고 2018 회계연도에 대한 그룹의 보통주 배당안을 전년보다 150원 증가한 1600원으로 결의했다. 배당안이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확정될 경우 보통주 배당성향은 약 24%, 배당 시가 수익률은 약 4% 수준이 된다.
 
KB금융은 주당 1920원의 배당을 결정했으며, 배당성향은 24.8% 수준으로 전년보다 1.6%포인트 올랐다. 하나금융은 기말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1500원의 현금배당을 공시했다. 중간 배당(400원)을 합산한 2018년 배당금은 총 1900원이 된다. 배당성향은 전년 보다 2.9%포인트 증가한 25.4%다.
 
지방금융 중에서는 JB금융지주(175330)가 결산배당으로 주당 180원을 결정했다. 주주친화적 경영의지를 표한 것이다. 배당성향은 2017년 8.3%에서 2018년 14.4%로 뛰었다. 이밖에 우리금융지주(316140)는 주당 650원의 결산배당을 실시하기로 했다. 우리금융의 배당성향은 전년의 26.7%에서 21.5%로 떨어지며 주요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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