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공인인증서 폐지가 본격화되면서 생체인식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정부가 공인인증서 제도 폐지를 골자로 하는 '전자서명법 전부 개정'을 추진하면서 20년 넘게 전자서명 시장을 독점해온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단이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본인인증과 전자서명이 필수인 금융업권에서는 기존 인증서를 대체할 전자인증 수단 마련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생체인증, 클라우드 등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여러 기술들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바이오 전자서명'에 주목하고 있다. 바이오 전자서명은 '본인인증'과 '전자서명' 기능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서명 서비스다. 현재 핀테크 보안기술 전문기업 시큐센이 금융권과 함께 도입을 준비 중으로, 공인인증서가 독점해온 전자서명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 서초구의 시큐센 본사 전경. 사진/시큐센
시큐센은 지난 2011년 설립된 바이오전자서명 기반의 핀테크 보안기술 전문업체다. 모바일 보안기술 전문의 바른소프트기술과 생체정보 인증 원천기술을 갖고 있는 시큐센이 합병해 지금의 사업구조를 갖췄다. IT서비스 전문기업 아이티센의 자회사로, 2016년 코넥스 시장에 상장했다. 최대주주는 모회사인 아이티센(30%)으로, 박원규 시큐센 대표(20.8%)를 포함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61.1%다.
공인인증서 대체할 차세대 인증수단 '바이오 전자서명'
시큐센의 바이오 전자서명이 차세대 전자서명서비스로 꼽히는 이유는 명확하다. 생체정보에 기반한 공인인증서로 역할하는 동시에 기술에 대한 신뢰도가 확보됐기 때문이다. 공인인증서는 전자거래 시 본인확인(인증수단)과 거래 증명(서명수단) 기능을 해 시장을 독점했다.
기본적으로 인증과 전자서명은 다른 영역이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공인인증서와 OTP(일회용 비밀번호 생성기)카드, 아이핀, 파이도(FIDO) 등은 '나'라는 주체를 확인시켜주는 '본인 인증' 수단이다. 이와 별개로 거래를 증명하기 위해 전자서명이 필요한데, 이때 PKI(공개키 기반구조)나 태블릿을 통한 수기 전자서명을 사용한다. 지장도 바이오 서명의 한 종류다.
박 대표는 "시큐센은 이미 모바일 기반의 보안기술을 갖췄고, 여기에 생체인식을 바탕으로 전자서명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해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전자서명 수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바이오 전자서명은 시큐센이 특허를 포함해 약 20개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외 유일한 기술 개념이라는 설명이다.
바이오 전자서명은 이 같은 구조로 진행된다. 이용자가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때 지문(바이오정보)을 인식시키면(전자서명) 이를 암호화해 전자문서와 결합, 눈으로 구별할 수 있는 서명마크를 표시한다. 이 지문정보는 제3자 신뢰기관(TTP)과 금융회사가 50%씩 분산 관리해 추후 전자서명 시 사용된다. 즉 생체정보인식으로 본인임을 확인시키고 전자서명을 통해 거래를 입증하는 기술이다. 무엇보다 바이오정보를 제3의 신뢰기관과 금융회사가 분산해서 보유하기 때문에 부인 혹은 위변조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박 대표는 "공인인증서가 시장을 독점한 것은 신뢰된 기관이 했기 때문인데 (바이오 전자서명도) 공인인증기관처럼 신뢰된 기관과 한다면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보험업권 시작으로 4500억원 규모 시장 공략
기존 공인인증서와 PKI솔루션, 바이오인식 시장, 대면 전자서명 시장을 고려하면 국내 바이오 전자서명 시장규모는 약 4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시큐센은 우선 보험업권을 중심으로 바이오 전자서명 서비스를 시작한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상법에 따라 생명보험 계약 시 보험설계사는 피보험자를 직접 만나 태블릿PC와 지문인식기로 전자서명과 피보험자의 지문 정보를 받아야 한다. 피보험자 몰래 가입하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바이오(지문)인식업계와 PC, 모니터 등 태블릿업계, 최종적으로 전자서식을 사용하는 주체들과도 이미 파트너십을 구축했다. 공인전자문서 센터, 바이오정보 분산관리센터와 업무협약을 추진 중이며 보험사들도 서비스 가입을 신청한 상황이다.
박 대표는 "모바일을 활용한 ODS(아웃도어세일즈), 브랜치(영업점 창구) 기반의 전자서명 인프라부터 비대면 채널시장까지 적용 대상을 확대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보험 전자청약, 방카슈랑스, 의료 바이오 전자 수술동의, 부동산 전자계약 서비스 등으로 세분화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8월 열린 신기술 전자서명서비스 기술 설명회에서 부동산 전자계약서 서식에 적용된 바이오 전자서명 서비스 시연 장면. 자료/시큐센
지난 2016년 50억원이었던 시큐센의 매출은 2017년 64억원, 지난해에는 111억원으로 증가했다. 또 지난해에는 흑자전환에 성공, 지난해 약 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그동안 모바일 보안사업 매출이 실적을 이끌어 왔지만 향후 바이오 전자서명의 매출 확대에 거는 기대가 크다. 올해는 코스닥 이전상장도 계획 중이다.
박 대표는 "합병 당시 매출액 20억원 규모에서 이제 110억원 매출에 이익도 내는 수준에 이르렀다"며 "모바일 매출 비중이 50% 정도였는데 올해는 바이오 전자서명 매출이 30% 정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사업 자체의 수익성이 높아 앞으로 50%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바이오 전자서명 사업이 앞으로 시큐센의 핵심 사업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공인인증서가 없어질 수는 없겠지만 시장은 다른 전자서명 수단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본다"며 "현재 이 시장을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모바일 보안과 전자서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바이오 전자서명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판단되고, 시큐센이 독보적으로 앞서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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