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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하나금융 은행장 인사개입에 '신관치' 논란
사외이사에 은행장 리스크 우려 표명…종합검사에 인사개입까지 규제강화 지적도
2019-02-27 14:57:21 2019-02-27 14:57:21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금융감독원이 KEB하나은행 함영주 행장 연임에 대한 우려의 입장을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들에게 전달했다. 현재 함 행장이 채용비리 관련해 재판을 받고있어 '법률 리스크'가 우려된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사외이사만으로도 충분히 리스크 자정기능이 있는데, 지나치게 금감원이 개입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금감원이 종합검사 논란으로 과도한 규제를 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불과 며칠 안돼 다시 이를 번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2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하나금융지주 사외이사 3명을 만나 함 행장 연임과 관련해 경영안정성 및 신인도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함 해장이) 재판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지배구조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함 행장은 채용 비리 의혹으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취업청탁을 받아 담당자에게 이를 지시하고, 남녀 합격자 비율을 4대 1로 정해 채용절차를 진행한 혐의다. 함 행장 임기는 3월 말까지다. 연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하나금융지주는 28일 임원추천위원회 회의를 열고 차기 행장 후보를 2명으로 추리고 있다. 이후 하나은행 임추위가 1명을 확정한다.
 
금감원은 채용비리 혐의 재판을 받는 함 행장이 연임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하나은행 내규에는 직원이 검찰에 기소되면 직무에서 배제하도록 돼 있다"며 "은행 경영을 책임지는 임원은 이러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은행의 사외이사만으로도 충분히 리스크를 대비할 수 있어, 금감원의 개입은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사외이사만으로 리스크에 대한 자정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은행 고유의 위원회와 사외이사를 무시하고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새로운 관치"라고 말했다.
 
이어 "금감원이 규정에도 없는 사외이사 면담을 관행적으로 해온 것도 문제"라며 "이미 하나금융지주는 은행장 공백에 대한 대비책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윤석헌 금감원장은 "종합검사 부활로 금융권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완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최근에는 은행 경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며 다시 규제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윤 원장은 오늘 기자들과 만나 "이는 감독당국으로 당연히 해야할 부분"이라며 "재판에 대한 법률리스크를 체크해 달라는 것"이라고 답했다.
 
 
윤석헌 금감원장. 사진/ 뉴시스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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