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 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베트남 정부는 하노이 시내 곳곳에 회담 개최소식을 알리는 입간판과 홍보 현수막 등을 걸며 분위기 띄우기에 나섰다. 당초 미국 프레스센터가 설치될 예정 장소였던 멜리아호텔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숙소로 결정되면서 급히 이전되는 일도 벌어졌다.
하노이 시내에는 정상회담 홍보 입간판과 함께 미국·북한의 국기도 곳곳에 나란히 걸렸다. 'HANOI, CITY FOR PEACE'(평화의 도시 하노이), '지속가능한 평화를 위한 파트너'(Partnership for Sustainable Peace) 앰블럼도 자주 눈에 띄었다. 지난해 1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인 싱가포르가 6000억원 가량의 홍보효과를 누렸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하노이도 '세계 평화를 논의한 회담장소'라는 상징성에 기반한 유사 효과를 기대하는 것으로 보인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24일 베트남-소련 우정노동문화궁전 내에 설치된 국제미디어센터(IMC) 최종점검을 진행했으며 베트남 외교부는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고 "안전한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베트남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이번 북미 정상회담 취재를 위해 약 40개 국가에서 3000명 이상의 기자가 하노이를 찾았다. 26일에도 몰려든 기자들로 인해 사전 신청한 취재카드를 수령하는 데만 20분 가까이 소요됐다.
언론뿐만 아니라 하노이 시민들도 북미 정상회담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숙소인 멜리아호텔에 도착하자 그 주변은 구경나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몇몇 사람들의 손에는 미국과 북한, 베트남 국기가 들려있었고 스마트폰으로 김 위원장이 탑승한 차량 도착장면을 찍는 사람도 많았다. 하노이 시민들이 북미 정상회담 입간판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 위원장도 전용열차를 통해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창문을 열고 길가에 선 사람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했다.
베트남 당국은 고조되는 회담 분위기와 별개로 보안에도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국제미디어센터 안에는 경계가 삼엄하다. IMC 주변과 시내 곳곳에 보안인력과 군 병력이 배치됐으며 IMC 출입구마다 검색대를 설치했다. 김 위원장 숙소인 멜리아호텔과 트럼프 대통령의 숙소인 JW 메리어트호텔 인근 보안도 한층 강화했다.
한편 이번 정상회담 기간 중 성사 가능성이 엿보였던 미국 기자단과 김 위원장 간의 '한 지붕 두 가족' 생활은 결국 무산됐다. 베트남 외교부 대변인실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 미디어센터가 멜리아호텔에서 IMC로 옮길 예정"이라고 공지했다.
앞서 멜리아호텔이 백악관 기자들의 프레스센터 장소로 낙점된 상황에서 김 위원장의 숙소로도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자 의아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비핵화 협상과 북미관계 개선의지를 미국 언론에 강력하게 전달하겠다는 결의를 보이는 신호'라는 해석도 내놨지만 결국 무위에 그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김 위원장 숙소에 미국 미디어센터를 설치하면 김 위원장의 호텔 내 활동이 매우 큰 제약을 받게 된다"며 "이같은 조치는 김 위원장에게 결례가 될 수 있는, 납득하기 어려운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기자들이 많이 머물고 있는 한국프레스센터도 IMC 안에 설치되면서 싱가포르 정상회담 때와 달리 이번에는 한미와 전 세계에서 온 기자들이 한 곳에 모이게 됐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위해 베트남을 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탑승한 차량이 26일 오전(현지시각) 숙소인 하노이 멜리아호텔 앞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노이 =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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