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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중·고 113개교, 친일파가 쓴 교가 사용
친일인사 인물 동상·기념관도 버젓이…"서울교육청·서울시, 전수조사해야"
2019-02-26 16:08:01 2019-02-26 17:11:2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 초·중·고등학교 중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 교가를 지은 학교가 113개교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친일 인사의 동상과 기념관이 세워진 학교들도 있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서울지부와 민족문제연구소는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초·중·고등학교 중 친일파 동상·기념관이 존치하거나 친일 음악가가 교가를 작사 혹은 작곡한 학교 명단을 26일 발표했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 교가를 작사·작곡한 학교가 113개교로 조사됐다. 급별로는 초등학교 총 18개교, 중고등학교는 95개교였다. 설립별로는 공립 40개교(35.4%), 사립 73개교(64.6%)로 사립의 비중이 더 많았다.
 
작사·작곡가는 김동진·김성태·이광수·이흥렬 등 총 13명이었다. 이흥렬은 27개교, 김성태와 김동진은 각각 19개교의 교사를 작사 혹은 작곡했다. 이광수가 작사한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는 4개교다.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사의 동상·기념관 등 기념물이 있는 학교도 있었다. 국민총력동원조선연맹 이사와 조선방송협회 평의원 등 친일단체 간부를 역임하며 글·강연으로 학병을 독려한 인촌 김성수는 고려대와 중앙고 등 전국 7곳에 동상이 있다. 한일 합병 지지 공로로 자작 작위까지 받은 민영휘는 휘문중·고등학교에 동상이 세워져있으며, 제자를 정신대에 보내는 등 친일 경력이 있는 추계 황신덕 역시 동상과 기념관이 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시교육청·서울시가 시민사회단체와 공동TF팀을 구성해 교육계 친일잔재를 엄밀히 전수조사하고 친일잔재 청산 작업에 함께 할 것을 요청했다. 이번에 조사한 교가·동상·기념비 등 뿐 아니라 교훈·교기·교목·기념비, 기념식수 표지석 등을 엄밀히 조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눈에 보이는 잔재 뿐 아니라 애국조회 등 일제식 명칭과 단속 위주의 교문지도, 두발·복장단속 등도 청산해야 할 필요성도 주장했다.
 
이들은 "나라를 되찾은지 70여년이 지나고 있는 시점에 서울 시내에 100여곳이 훨씬 넘는 곳에서 친일의 망령이 살아 숨쉬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며 "한정된 시간, 한정된 인력으로 조사한 결과가 이 정도인데 공식 전수조사를 거친다면 아마도 더 많은 ‘진실’을 마주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3월8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 인촌 김성수 동상 앞에서 고려대 총학생회 관계자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교내 김성수 기념물 철거를 촉구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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