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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심사도 로봇이…은행권, RPA 고도화 추진
국민·신한·우리은행, 머신러닝 등 결합…여신 부문으로 시스템 확대
2019-02-20 15:03:00 2019-02-20 15:03: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시중은행이 기업 여신 분야에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Robotics Process Automation) 시스템을 잇달아 도입하고 있다. 기존 단순·반복 업무를 보조하는 하는 역할에서 나아가 대출심사 등 전 영역에서 로봇을 활용, 업무생산성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주재승 농협은행 부행장(가운데)이 작년 말 RPA 컨트롤룸을 찾아 점검하고 있다. 사진/농협은행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 등 국내 주요 시중은행들은 RPA시스템 고도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부터 주 52시간 근무제가 도입된 데다 업무 효율성 측면에서도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데이터 수집·검증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필요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에는 인공지능(AI)과 스스로 학습하는 머신러닝(ML·Machine Learning) 등 디지털기술을 RPA에 결합해 여신심사 과정의 전문성도 높이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최근 ‘ML기반 기업여신 자동심사’를 도입하기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이는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머신러닝 기반의 기업여신 자동심사모형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것이다.
 
이번 작업은 국민은행이 대대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국민은행은 40여개 업무에 RPA시스템을 적용하고 있으며, 모든 업무 프로세스를 디지털의 관점에서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해 국민은행은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후 올 상반기까지 자동심사승인 테스트 모형에 대한 개념·기술검증(POC)을 실시하기로 했다. 테스트모형 개발은 비외감 중소법인과 소호(SOHO)를 대상으로 진행되며, 객관화된 재무나 비재무 정보 등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활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기업 고유 재무 및 비재무 요인, 환율, 금리 등 대·내외 변동요인과 여신 신청구분, 채권보전, 미래상환 능력 및 부실화 수준 등을 고려해 차주별 적정 한도를 산출하고 승인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다. 또 산출된 결과의 적합성과 유효성을 검증하고 프로젝트 수행시 추가 활용 가능한 데이터 유형과 수행 방법 등을 마련할 예정이다.
 
작년 4월부터 ‘로봇프로세스자동화(RPA) ONE 프로젝트’를 추진해 온 신한은행은 올해 17억2000만원을 투입해 ‘RPA 전행확산 프로젝트Ⅱ’를 진행한다.
 
이번 프로젝트에는 기업여신 등 10개 부서의 15개 과제가 포함됐다. 이를 통해 △개인·기업여신 심사서류 및 신용평가 심사 서류 이미지 첨부와 △SPC 재무제표 작성 송부 △이차보전대출 제외등록 업무 △당발송금 SSI 거래 추출 및 검증 등의 작업을 RPA에 맡긴다는 생각이다.
 
이와 함께 신한은행은 2020년까지 RPA 적용 업무를 지속적으로 확산시켜 나가는 한편 인공지능을 접목한 RPA 도입 등 새로운 분야에 대한 혁신도 이어갈 방침이다. 위성호 행장 역시 올해 신년사를 통해 “챗봇, RPA와 같은 디지털 기반 업무프로세스를 통해 일하는 방식을 설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은 오는 25일까지 여신 업무 솔루션 기반 구축 경험이 있는 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 구축 사업’ 입찰을 실시한다. 이번 ‘기업여신 자동심사 시스템’에는 △기업여신 신청시 간편승인 및 사전신용점검 기능 △Filtering(심사대상) 점검 △내·외부 신용등급 기반 승인구간 적용 △ Business Rule 검증 △한도산출 배치 기능 등이 신설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27일 제안평가 후 7개월 간 시스템을 구축하게 된다.
 
이밖에 농협은행은 작년 말 서대문 본부 내에 디지털 워크포스(workforce) 운영을 총괄하는 ‘RPA 컨트롤룸’을 구축하고 가계여신과 기업여신 등의 주요업무에 RPA를 도입했으며 올해는 재무, 내부통제, 외환 등 본점 업무에도 RPA를 도입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 차원에서는 ‘디지털회사 전환’을 목표로 2020년까지 데이터과학자(Data Scientist) 1000 명 양성, 로봇프로세스 자동화(RPA) 시스템 확대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RPA의 적용 영역이 백오피스에서 프런트오피스로 이동하면 고객서비스 수준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은행권의 주 52시간 근무제도 정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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