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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태양광 B2C 확장한다더니…현장 전담 인력 아직 부재
회사 측 "전문교육 수료 인원으로 투입, 문제없다"
2019-02-18 07:00:00 2019-02-18 07:00:00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LG전자가 지난해 공식 판매점인 LG베스트샵에서 태양광 패널 판매를 실시하고, 사업의 판로를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로 확장한다고 선언했다. 기존에 기업간거래(B2B) 중심으로 진행된 태양광 패널의 소비자 접점을 늘리고 직접적인 에너지 절감 혜택을 주겠다는 것. 하지만 LG전자 설치팀에는 아직까지 태양광 전담 인력이 투입돼 있지 않으며, 설치에 제약도 많아 소비자 혜택 강화 측면과는 어긋나게 운영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LG베스트샵에서 가정용 태양광 패널 판매를 실시했다. 사진/LG전자

14일 LG전자에 따르면 가정용 태양광 발전시스템 설치에는 전담 기사를 배정하지 않았으며, 기존에 에어컨을 설치하던 기사들이 겸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태양광에 대한 전문성을 가진 인력이 아닌 비수기 가전의 유휴인력을 활용하는 측면에 초점이 맞춰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태양광 패널의 설치 구조물과 주변 환경에 맞춰 적절한 설계가 이뤄져야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LG전자 측에서는 이 같은 운영방식(겸직)이 태양광에 특정된 게 아니라 흔히 통용되는 형태로, 자체 교육을 이수받은 이들만 업무에 투입되고 있어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LG전자의 가정용 태양광 패널은 300와트(W) 용량의 경미한 전기공사에 포함되기에 전기공사산업기사 자격증이 필요한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다"며  "설치 기사들은 안전교육·설치교육·현장실습 교육을 다각도로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에어컨 설치 기사들의 경우 실외기 설치에 필요한 기술이 숙련돼 있다는 점에서 적임자로 판단돼 주로 맡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란다 등 외부 공간에 설치하는 에어컨 실외기와 태양광 패널의 설치를 위해 구조적으로 파악해야 할 부분들에 유사한 측면이 있다는 설명이다.

해당 제품의 설치에 제약이 많다는 불만도 나왔다. 베란다 난관 걸이형 모델의 특성상 일반 주택에는 설치 공간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아파트의 경우 빛 반사로 인한 민원을 고려해 단지내에서 설치를 금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 최근 LG전자의 가정용 패널 구매에 실패한 소비자 A씨는 "관리실에서 동간 간격이 좁아 건너편 입주세대에 눈부심 현상이 있을 수 있어 베란다에는 설치가 불가하다고 했다"며 "꼭대기 층이어서 옥상 설치도 고려해봤지만 LG전자에서 기존 태양광 설치 업체들처럼 제품을 걸 수 있는 거치대를 설치할 인력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말했다. LG전자에서는 이 제품이 아파트 베란다 같은 공간에 손쉽게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며, 향후에도 다른 형태의 B2C향 제품의 출시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이 제품의 홍보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벤트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 반응이다. LG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자사의 인기 가전 품목인 △얼음정수기 냉장고 △트롬 트윈워시 △의류건조기 등을 구매할 경우 태양광 패널을 설치비 포함 20만원(정가 70만원 상당)에 구매할 수 있는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해당 패널은 45만원을 결제한 뒤 25만원을 상품권으로 돌려받는 방식으로만 구매가 가능해, 예상치 못한 결제 금액이 증대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구매가가 설치 포함 20만원(신세계 상품권 25만원 적용시)이라고 고객에게 명확하게 고지하고 있다"며 "상품권으로 고객들에게 실구매가를 낮춰주는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모션이 예상보다 반응이 좋아서 계속 진행하게 된 것"이라며 "가구당 한대로 한정하고 있어 복수의 구매를 원하는 고객에게는 프로모션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의 신성장사업인 태양광은 지난해 미국의 세이프가드 조치 등 대외 악재로 주춤했지만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난해 공개된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글로벌 태양광 모듈 시장점유율은 2016년 1.2%에서 2017년 1.5%, 2018년 상반기 1.7%로 지속 증가했다. 2017년에는 태양광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다만 도입 초기 단계인 B2C 사업에서는 아직까지 개선해야 할 사항들이 눈에 띈다는 지적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태양광 패널을 B2C 유통채널에서 판매하는 사례가 많지 않다보니 고객들이 낯설어 하는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며 "시장 수요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열심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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