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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다각화'한다더니…금융지주, 작년 이자익 30조원 육박
KB·신한·하나금융·우리은행 이자이익, 전년보다 9% 증가
비이자이익, 6조3367억원으로 10%축소…수수료부문 편중
2019-02-13 20:00:00 2019-02-13 20: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 기자]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던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들의 이자이익이 30조원에 육박하는 등 여전히 ‘이자 장사’에 치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비이자이익의 경우 ATM과 같은 수수료이익만 늘었을 뿐 수익 다각화는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한 시중은행에서 고객이 상담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13일 KB·신한·하나금융지주(086790)와 우리은행 등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2018년 연간 경영실적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국내 4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모두 28조7733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26조4020억원에서 9% 가량 증가한 규모다.
 
이들 금융지주의 작년 당기순이익은 10조4850억원으로 1년 전의 9조7968억원에 비해 7.2% 확대됐다. 국내 4대 금융지주의 순익이 10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신한지주(055550)와 하나금융, 우리은행(000030) 등은 창립 이래 최고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반면 비(非)이자이익은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왔다.
 
작년 말 기준 KB·신한·하나금융과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 규모는 총 6조3367억원으로 전년도의 7조476억원보다 10%가량 축소됐다. 가계대출과 예대금리차(예금과 대출 차이) 등을 이용한 ‘손쉬운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지만 여전히 수익 구조에 변화가 크지 않은 셈이다.
 
4대 금융지주 이자·비이자이익 규모. (단위;십억원) 표/뉴스토마토
비이자이익의 경우 수수료이익에 편중된 모습을 보였다. 실제 작년 비이자이익 부문 가운데 수수료이익은 7조5270억원으로 1년 전(6조8570억원)보다 9.8% 늘었다. 통상 수수료이익에는 ATM 이용 등의 대가로 지불하는 수수료와 신탁·방카슈랑스·수익증권과 같은 자산관리(WM) 관련 수수료, 신용카드 수수료 등이 포함된다.
 
금융지주사별로 보면 신한지주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 모든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보였다. 신한지주는 작년 한해 전년보다 9.4% 늘어난 8조5800억원의 이자이익을 올렸다. 비이자이익은 1조3995억원으로 1년 새 4.3% 뛰었다. 예금보험료·기금출연료 등 기타 부문에서 -1조2959억원을 기록했지만 수수료이익(1조9390억원)이 13.3% 증가한 영향이다.
 
KB금융(105560)지주의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8조9051억원, 1조9545억원으로 전년보다 8%, 0.5% 확대됐다. 비이자이익의 경우 겨우 마이너스를 면한 것이다. 단 신용카드나 증권업수입, 신탁이익 등 순수수료이익은 9.4% 올랐다.
 
하나금융은 1조9367억원의 비이자이익을 시현하며 KB금융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이익을 거뒀지만, 전년도의 2조5088억원과 비교하면 규모는 22.8% 줄었다. 투자일임·운용·방카슈랑스 수수료와 매매/평가익이 내려간 탓이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은 5조6372억원으로 10.7% 증가했으며 전체 수수료이익은 2조2241억원으로 9.8% 성장했다.
 
이밖에 우리은행은 이자이익으로 5조6510억원을 기록했다. 이자이익은 2017년(5조221억원)에 견줘 8.2% 개선됐다. 이에 반해 비이자이익은 1조2520억원에서 1조460억원으로 16.5% 내려갔다.
 
우리은행의 수수료이익은 1조1121억원으로 4.8% 올랐다. 수수료이익은 신탁·방카슈랑스·수익증권 등 자산관리 부문에서 14.8% 성장했고, 유가증권과 대출채권평가·매매, 외환·파생에서는 각각 59.2%, 30.5%, 4.2% 하락했다.
 
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주식 시장이 나빠지면서 유가증권이나 증권대행 관련 수수료이익이 축소됐다”면서 “이자이익 증가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자산관리 부문 등 수수료이익과 수익 다변화를 통한 비이자이익 확대에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아란 기자 alive02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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