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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대우,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터미널 운영권 확보
오렉심 그룹 지분 양수도 계약 체결…"국가 식량 안보 차원 의의"
2019-02-13 11:00:00 2019-02-13 13:58:21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포스코대우가 국내 기업 최초로 해외에 소재한 곡물 수출터미널의 운영권을 갖게 됐다.

포스코대우는 1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물류기업인 오렉심 그룹과 지분 75%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된 서명식에는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과 유리 부드닉 오렉심 그룹 회장이 참석해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는 지난해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100대 개혁 과제 중 하나로 발표한 식량사업 육성 방안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세계적인 식량 파동에 대한 대응과 함께 국내 식량수급 안정화 등 국가 식량 안보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쌀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식량 자급률은 10% 미만으로 대부분의 곡물 수급은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옥수수, 밀의 자급량은 1%대로 2017년 기준 옥수수 약 1000만톤, 밀 약 500만톤을 수입했으며 기후 변화나 작황 문제 등에 따라 심각한 수급불안정을 초래할 수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국내 민간기업이 해외 수출 터미널의 운영권을 확보했다는 것은 글로벌 곡물 트레이더로서의 역량 강화를 뛰어넘어 국내 식량안보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13일 우크라이나에서 지분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있는 (왼쪽부터)유리 부드닉 오렉심 그룹 회장, 김영상 포스코대우 사장. 사진/포스코대우
 
오렉심 그룹은 우크라이나에서 해바라기씨유 수출 분야에서 선적 점유율 30%(2017년 140만톤 수출 기준)를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현재 미콜라이프항에 식용유지 전용 터미널을 보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하역업 2개사, 물류업 2개사를 운영하고 있는 현지 유력 종합물류회사다.
 
이번 계약을 통해 포스코대우는 우크라이나 생산 곡물의 수매, 검사, 저장, 선적에 이르는 단계별 물류 컨트롤이 가능해졌을 뿐 아니라 제반 리스크를 줄이면서 개별 수요가의 요구에 맞춰 효율적 재고관리도 가능하게 됐다.
 
특히 포스코대우가 이번에 운영권을 확보하게 된 터미널은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 최대 수출항 중 하나인 미콜라이프항에 소재하고 있으며 올해 7월 준공되면 연간 250만톤 규모의 출하가 가능하다.
 
한편 우크라이나는 식량 생산량이 지난 2007년 4000만톤에서 2017년 7700만톤으로 10년사이 약 2배, 수출량은 같은 기간 850만톤에서 4300만톤으로 약 5배 증가한 신흥 수출 강국이다. 옥수수와 밀 수출은 각각 세계 4위와 6위다. 미국 농무성(USDA) 자료에 따르면 2027년 약 7500만톤의 곡물을 수출할 것으로 예상돼 전 세계 주요 곡창지대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전체 곡물의 약 90% 가 흑해 항만을 통해 수출되고 있으며 이중 최대 물량인 22.3%가 미콜라이프항에서 수출되고 있다.

미국의 카길, 스위스의 글렌코어 등 곡물 메이저 외에 중국의 중량집단유한공사(COFCO) 등 세계적인 곡물 기업의 진출과 더불어 최근 스미토모 등 일본종합상사도 우크라이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비유전자변형(Non-GMO) 곡물에 대한 선호 및 물류 효율성 증대로 우크라이나산 곡물의 아시아향 수출량이 확대되고 있어 우크라이나 정부는 노후 저장 시설 개선 및 곡물 전용 수출 터미널 개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포스코대우 관계자는 "조기에 연 1500만톤을 취급하는 한국 최대의 식량자원 기업을 목표로, 농장-가공-물류 인프라에 이르는 식량 사업 밸류체인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에서의 터미널 인수가 그룹의 100대 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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