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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틀라스 윤한덕 센터장' 영결식 엄수
가족 등 추모객 300여명 참석…이국종 센터장 "응급의료 헬기에 이름 새길 것"
2019-02-10 12:37:07 2019-02-10 12:37:07
[뉴스토마토 최기철 기자]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진력하다가 지난 설 연휴 집무실에서 유명을 달리한 윤한덕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10일 엄수됐다.
 
‘윤한덕 센터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9시부터 고인의 아들 형찬군 등 가족, 추모객 300여명과 함께 영결식을 진행했다.
 
설 연휴 근무 중 돌연 사망한 국립중앙의료원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영결식이 엄수된 10일 오전 서울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유가족을 비롯한 참석자가 묵념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장례위원장을 맡은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장은 추모사에서 “윤한덕 선생, 당신이 염려한 대한민국 응급의료 현장은 아직 당신을 떠나보낼 준비가 안됐다”고 울먹였다. 그는 “60년 된 낡은 건물 4평 남짓한 방에서 숱한 밤을 싸운 당신을 우리는 잡아주지 못했다. 부끄럽고 미안하다”고 말했다. 
 
장 위원장은 “다만, 온 국민이 보내는 존경과 애도의 마음이 전해져 천국 길이 외롭지 않길 바란다”면서 “우리는 당신이 닦은 응급의료체계에서 당신의 흔적을 떠올리며 선생님이 남긴 숙제들을 묵묵히 이어가겠다”고 애도했다.   
 
이국종 부위원장(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은 고인을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 준 그리스 신화 속 거인 아틀라스에 비유하면서 “아틀라스는 서구 맨 끝에서 하늘을 떠받치고 있다. 그에게는 형벌이지만 그로 인해 사람들은 그 하늘 아래에서 살아가고 있다. 사람들은 아틀라스를 모르지만 그는 무심하게 버텨냈다. 선생은 아틀라스였다”고 말했다.
 
이어 "저희를 비록한 항공의료인들은 선생님과 함께 하고자 한다“면서 ”저희가 도입하는 응급의료 헬리콥터에 선생님의 존함을 새기고 비행복을 항시 준비하겠다“고 약속했다.
 
고인과 전남대 의대 응급의학과 수련을 같이 한 허탁 전남대 의대 교수는 "이번 설 연휴 응급실과 관련해서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었다면 윤한덕 센터장을 생각하라"며 "국가와 국민은 지난 20년간 대한민국 응급의료체계가 발전한 것을 윤한덕에게 감사하고 그에게 국가유공자로 보답하기를 소망한다"고 추모했다.
 
윤 센터장은 1994년 설립된 전남대 응급의학과 1호 전공의로, 응급의료 전용헬기 도입·응급진료 정보망 구축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발전에 헌신해왔다. 특히 2012년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을 맡으면서 사실상 국내 응급의료상황을 총괄해왔다. 그는 지난 설연휴 중이었던 지난 4일 오후 6시쯤 자신의 병원 사무실에서 심정지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 등에 따르면, 초과근무 등 과로가 사망 배경인 것으로 조사됐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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