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발 물류 쇼크…식탁 물가 '흔들'
10일 오후 대두 5.7%·밀 3% 수준 상승
가공식품 공급가까지…도미노 현상 우려
"물가안정 위한 정부 차원 지원책 필요"
2026-03-10 16:17:43 2026-03-10 18:18:51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식탁 물가에 적신호가 떴습니다. 물류비 상승에 민감한 유통업계의 추가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유가 상승은 물류·운송 비용 증가로 직결되는 만큼 밀, 대두, 옥수수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원재료 가격 오름세가 가공식품 공급가까지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제유가는 글로벌 원자재 가격과 운송비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변수로 꼽힙니다.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해상 운임과 항공 화물 운임이 함께 오르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는 곡물과 같은 대량 원자재 수입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식량 자급률이 낮고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이같은 외부 변수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흔들리는 글로벌 곡물 가격
 
10일 오후 3시 원자재 가격 정보 사이트인 트레이딩이코노믹스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 기준 대두 가격은 한 달 새 부셸(bushel) 당 약 5.7% 상승했습니다. 밀 가격은 약 3%, 옥수수는 1.6% 오르며 상승 압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일간 변동 폭도 밀 2.2%, 대두 0.27%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곡물 가격 상승은 단순한 농산물 가격 문제가 아니라 가공식품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입니다. 밀은 빵과 라면, 과자 등 주요 가공식품의 핵심 원재료이며, 옥수수는 사료용으로 사용돼 축산물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대두 역시 식용유와 두부, 장류 제품 등에 사용되는 만큼 곡물 가격 상승은 장기적으로 다양한 식품 가격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 과거에도 국제유가 상승이 일정 기간 지속되면 가공식품 가격이 뒤따라 오르는 흐름이 반복된 바 있습니다. 유가 상승은 단순히 운송비뿐 아니라 플라스틱 용기와 포장재 등 석유화학 기반 소재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식품 제조 원가 전반을 밀어 올리는 구조입니다.
 
문제는 중동 주요 해상로의 불안정이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 걸친 운송비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겁니다. 즉, 원재료 가격 상승이 가공식품 공급가를 끌어올리고, 다시 소매가격으로 전가되는 '물가 도미노'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됩니다.
 
식품·유통업계, 원가 부담 이중고
 
국내 식품업계도 긴장감을 늦추지 못하는 분위기입니다. 수입 원재료 비중이 높은 제분·제유·사료 업체들은 원가 부담이 직접적으로 커지는 구조라섭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유가와 물류비가 동시에 오르면 원가 압박이 이중으로 작용한다"며 "현재 상황이 장기화되면 제품 가격 인상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기조가 강하기 때문에 그것 마저 여의치 않다"고 말했습니다.
 
유통업체도 표정이 어둡긴 마찬가지입니다.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곳은 대형마트와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채널입니다. 전국 물류센터에서 각 점포로 상품을 실어 나르는 배송 차량의 연료비가 오르면서 물류 원가가 직접 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쿠팡·네이버쇼핑·SSG닷컴 등 새벽배송 등 속도 경쟁이 치열한 이커머스 업권의 운영비 부담도 높아질 전망입니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 업계 역시 대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배달비 부담이 높다는 소비자 불만이 큰 상황에서, 유가 상승이란 악재는 수요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단순 연료비 문제가 아니라 물류비, 포장재, 냉장·냉동 보관 비용까지 연쇄적으로 올리는 요인"이라며 "소비자가격에 비용이 전가되지 않게 하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단기간에 구조적 해법을 찾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정부는 유가 급등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대응에 나섰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식용유·라면·제과 등 주요 가공식품 업체들을 잇따라 소집해 간담회를 열고 물가 안정 동참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원가 부담이 큰 품목에 대해서는 수입 관세를 낮추는 할당관세 적용을 확대하는 방안도 시행 중입니다. 설탕·커피·코코아 등 주요 식품 원재료에 대한 저율 관세 적용을 연장하고 시장 가격 동향을 밀착 점검하는 등 공급 측면의 물가 관리 강화에도 나섰습니다.
 
전문가들도 유가 상승으로 물가 튀어오르지 않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이종우 남서울대학교 유통학과 교수는 "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물류비가 증가하면 온라인과 오프라인 채널을 막론하고 공급가가 인상될 수 있다"며 "현 정부의 성공적인 물가안정을 위해서 신속한 유가 지원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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