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경식 경총 회장, '포용·소통' 행보 눈길
계층·분야·연령 구분없이 대화…일상화된 배려로 국민과 간극 줄여
2019-01-28 08:42:48 2019-01-28 08:42:48
[뉴스토마토 권안나 기자] 엘리베이터 문이 닫히기 전에 던진 기자의 질문에 열림 단추를 누른 뒤 설명을 해준다. 다른 대기업 총수, 경제단체장들과 달리 자식·손자뻘 되는 기자들이 다소 거친 질문을 던져도 하나하나 답을 준다. 그래서 그의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회장의 ‘언론 프렌들리’ 행보가 화제다. 연초부터 정부와 재계·경제계간 만남이 이어면서 손 회장도 강행군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주만 해도 2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 이어 24~25일은 경총이 주최하는 가장 큰 행사 가운데 하나인 최고경영자(CEO) 연찬회를 열었다. 계속되는 손 회장으로 인해 경총 임직원들도 비상근무를 이어가고 있다. 몸은 힘들지만 경총 임직원들은 손 회장 덕분에 조직을 빠르게 재정비할 수 있었고, 경총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시선이 많이 수그러졌다며, 즐겁게 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손경식 회장. 사진/뉴시스

박용만 회장의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도 손 회장에게 감사를 전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위상을 상실하면서 정부와 경제계의 소통 창구는 대한상의와 박 회장에 집중됐다. 대기업 총수들이 전 정권 비위 의혹에 연루되어 활동의 폭이 축소되면서 박 회장 집중도는 심화됐다. 반 대기업 정서까지 겹치면서 박 회장이 내세운 경제활력 회복과 기업 규제완화 등의 호소는 관심을 받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손 회장이 경총의 얼굴마담으로 나섰다. CJ그룹 회장이지만 대한상의 회장,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위원장 등 대외활동이 더 부각받고 있다. 손 회장의 장점은 ‘포용과 소통’이다. 계층과 분야, 연령을 가리지 않고 만나는 사람들마다 이야기를 청취하고, 애로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어린아이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표현으로 설명하는 손 회장의 능력은 재계와 국민간 간극을 줄이는 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평가 받고 있다.
 
CJ그룹 관계자는 “손 회장은 겸손하고 사려심이 깊은 성품으로 ‘소통의 신’으로 불린다”면서 “약속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남다르신 분”이라고 전했다.
 
손 회장은 취임 후 정부와 정치권, 경영계, 노동계 인사들을 두루 만나며 다양한 집단을 원만하게 연결하는 가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기 법무부 장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과 만났고, 청와대를 비롯해 노사정·중기중앙회 등 각종 단체와 정당들의 간담회, 인사회 등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특히 전경련을 대신해 기업인을 대변하는 종합 경제단체로서의 경총의 위상 강화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다. 지난해에는 경총의 전문성을 발휘해 정부의 최저임금 정책에 적극적으로 움직여 성과도 도출해 냈다. 정부가 최저임금의 산입 범위에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포함하라는 경총의 요청을 일부 수용하면서 존재감을 부각시킨 바 있다. 손 회장은 올해에도 노사관계와 세금, 공정거래법·상법 개정 등에서 경영계의 목소리를 적극 전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1939년생으로 한국나이로 올해 여든 한 살의 고령이라 건강에 대한 우려도 있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손 회장은 자기관리에 철저해 시간을 쪼개 주당 5회 이상은 반드시 운동을 하며, 해외 출장도 시차적응 시간을 별도로 가지지 않고 일정을 수행하거나 여유가 생기면 현지에서 어떤 일정이든 잡아서 최대한 많은 업무를 수행한다는 게 주변 사람들의 전언이다.
 
손 회장은 연초 경총 신년사에서 "기업의 호소에 더욱 귀를 기울이면서 정부나 정치권과 끊임없이 소통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특히 "우리 노동시장이 감당할 수 있는 적정한 최저임금 수준을 고민하겠다"며 "최저임금 제도가 결정구조 개편, 구분 적용, 결정주기 확대 등 여러 측면에서 합리적으로 바뀌도록 적극 건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권안나 기자 kany87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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