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암호화폐, 정부의 올바른 정보 전달과 기술지원 절실"
김형중 고대 교수, 암호화폐 기술·산업·정책 전문가 …"암호화폐 ,모든 산업을 바꿀 촉매제"
"4차산업혁명 장려한다지만 숨은 규제 너무 많아"
입력 : 2019-01-25 08:00:00 수정 : 2019-01-25 09:01:57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정부가 암호화폐공개(ICO)를 전면금지한지 1년이 넘었다. 4차산업혁명 관련 경제정책은 잇달아 나오고 있지만, 암호화폐만은 답보 상태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은 이러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김 교수는 정부가 암호화폐를 투자·투기·수익성 측면으로만 보는 것은 오히려 투기를 더 조장시킬 수 있어 위험하다고 말한다. 지금은 무엇보다 정부의 올바른 정보전달과 기술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에서 강의하며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을 겸임하고 있다. 암호화폐의 기술·산업·정책을 두루 연구한다. 암호화폐 전문가인 김 교수를 만나 현재 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을 진단하고, 앞으로의 개선방향을 들어봤다. 
 
-암호화폐연구센터에 대한 소개 부탁드린다. 
 
암호화폐 기술·정책·산업·교육방법 등을 두루 연구한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전방위적인 것을 분석한다고 보면 된다. 암호화폐에 대한 전문가도 양성하고 있다. 선진국에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연구하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영국의 킹스컬리지런던 대학, 미국의 MIT 대학 등 내로라하는 대학도 암호화폐를 공식적으로 연구한다. 우리나라도 뒤처지지 않으려면 전문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암호화폐를 실체없는 투기대상으로 본다. 기존 금융권에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강조하고 다닌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암호화폐를 실체가 있는 연구대상으로 본다. 그렇지 않다면 해외에서 왜 이렇게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겠나. 
 
 
-관련 기술을 언급하기 전에 앞서 정책을 진단해야 할 것 같다. 정부가 암호화폐공개(ICO)를 금지한 지 1년이 넘었다. 우리나라 암호화폐 정책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암호화폐에 대한 정책 범위는 굉장히 넓다. 실질적인 기술지원부터 보안까지 다양하다. 그런데 지금은 투자·투기 등 수익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논쟁거리를 제대로 연구하는 곳이 없다. 정부나 언론이나 모두 가격이 내려가고 오르는 얘기만 한다. 그러니 사람들은 암호화폐가 활성화되면 사회에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모른다.
비트코인이 처음 나왔을 때, 새로운 결제방식으로 인해 시중은행들이 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물론 사라지진 않고, 은행 송금 기능이 약화할 수 있다. 그렇지만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산업의 혁신을 일으킨다. 지금은 거래소가 하는 암호화폐 거래, 대출, 투자 등 업무를 은행이 대신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은행의 제도를 어떻게 변화시켜야 하는지 등 연구가 필요하다. 또 만약 암호화폐가 기축통화 등 세계적으로 통용될 시에도 정부의 정책이 필요하다. 통화정책을 통해서 가치를 안정시켜야 하고, (양적 완화 정책처럼) 일자리 창출 등 경기부양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암호화폐는 자산이기도 하므로, 시장의 가격을 어떻게 안정화할 것인지, 어떤 방법으로 안전하게 자산을 보관할 것인지도 논의해야 한다. 
 
 
-정부는 암호화폐가 투기성이 강하고, 투자자에 대한 보호장치도 부족하다는 이유를 들고 있다. 
 
정부 말대로 리스크 있는 것이 안 좋은 것이라면, 주식·선물거래·상장지수펀드(ETF)도 모두 하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경험했듯이 2000년대 닷컴버블 때 98% 기업들은 사라졌다. 살아남은 곳은 아마존 등 지금 세계를 호령하고 있는 기업들이다. 우리가 리스크에 대해 너무 지나친 생각을 하고 있다.
투기를 옹호하는 것이 아니다. 과열된 투기는 문제가 있다. 그러나 투기 열풍의 가장 큰 문제는 정부가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서다. 암호화폐가 무엇인지, 위험성은 무엇인지, 어떤 것이 믿을 만한지, 이런 얘기가 오가야 하는데 전혀 없다. 언론도 마찬가지다. 보도에 나오는 것은 가치등락, 수익성을 초점으로만 나온다. 그러니까 사람들은 모두 비트코인 가격, 1년에 10배 오르는 투자 상품에만 열중한다. 편향된 정보로 산업 방향이 길을 잃었다. 
 
 
-정부가 어떤 정책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바른 정보를 주는 게 정답이다. 우선 정부는 적격 투자업체를 정해라. 적격 투자업체를 골라서 투자방법, 유의사항 등을 알려줘라. 신산업에 대해 교육하고 계몽해야지 무조건 다단계야 라고 하는 것은 산업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 지금 정부가 뚜렷한 대안없이 무조건 금지한다고 하니 기업들이 해외에서 ICO를 하고 있지 않나.
미국에서는 2017년 가을부터 정식으로 ICO를 했다. 미국에는 투자자를 규제하는 규정이 있다. 그 규정에 따라서 ICO 투자할 수 있는 자와 하지 말아야 할 자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다. 한국은 4차산업혁명을 장려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보이지 않는 숨은 규제가 너무 많다.
 
 
-실제로 암호화폐가 자금세탁 등 범죄와 연루되기도 하지 않았나. 
 
자금세탁은 핑계에 불과하다. 그에 대한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게 금융당국의 일이다. 지금 거래소나 암호화폐 개발 기업들은 고객 실명인증(KYC), 자금세탁 방지(AML) 시스템 등을 준수하고 있다. 기본적인 보안 시스템은 갖춘 셈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이 투기 열풍에 휘둘리는 것은 '교육의 부재' 때문이다. 얼마 전에 쟁점이 됐던 보물선 투기 열풍처럼 혹하는 소문 때문에 무분별하게 투자하는 것이다. 자금을 세탁하는 방법은 게임 아이템으로도 가능하다. 수천만원 상당의 아이템으로 자금을 세탁하면 된다. 자금세탁 문제는 암호화폐만의 문제가 아니다. 
 
 
-암호화폐를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면. 
 
암호화폐는 모든 산업을 바꿀 촉매제가 될 것이다. 가장 먼저 금융이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금융의 골간은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새로운 금융산업이 생기는 것이다. 암호화폐와 관련된 새로운 파생상품 등이 나타날 것이다.
또 공유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플랫폼을 가진 사람뿐 아니라, 사업에 참여하는 사람도 이익을 나눠 갖는 것이다. 이것에 딱 맞는 시스템이 바로 '스티밋'이다. 스티밋은 블록체인 기반 SNS다. 일반 블로그와 큰 차이가 없지만, 보상은 암호화폐인 '스팀'으로 받는다. 글을 쓰면 글 쓴 사람도 보상을 받는 것이다. 이익을 공유하는 촉매제가 되는 셈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암호화폐의 스마트컨트랙(자동화계약)을 이용하면 이익이 어떻게 배분되는지, 블록체인에 기록된다. 그동안 인류는 400년 동안 기업공개(IPO) 제도를 실험해왔다. 그러나 지금처럼 역동적으로 산업이 바뀌는 시대에는 IPO보다 ICO가 더 잘 맞는다. IPO는 상황에 따라 투자금이 잘 모이지 않는다. 반면 ICO는 투자가 신속하게 이뤄진다. 급변하는 시대에 새로운 투자문화가 생기는 것이다. 가령 방탄소년단(BTS) 관련 코인을 만든다고 해보자. 팬들이 은행도 거치지 않고, 코인으로 신속하게 투자해 BTS 티셔츠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참고할 만한 선진국은 어디인가. 
 
아무래도 미국이 아닐까 싶다. 미국은 금융 선진국이다. 전반적으로 미국은 투자환경이 좋은 국가다. 네거티브 규제 시스템이다. 하지 말라고 정해놓은 것 외에는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우리는 포지티브 규제 시스템이다. 하라는 것만 하고, 나머지는 절대 하지 말라는 뜻이다. 미국은 한국처럼 회색지대가 없다. 그래서 금융 및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미국이 선진국이다. 실제로 세계 거대 암호화폐 거래소이자 유니콘 기업인 '코인베이스'도 미국 기업이다. 우리나라 정부는 새롭게 떠오르는 산업을 알지 못한다고 해서 무작정 규제해서는 안 된다. 
 
김형중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이 본지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뉴스토마토
 
최홍 기자 g243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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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홍

무릎을 탁 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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