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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고’ 시달리는 글로벌 반도체 업계
하반기 반도체 업황 개선 전망은 엇갈려
2019-01-14 22:00:00 2019-01-14 22:00:00
[뉴스토마토 왕해나 기자] 글로벌 반도체 업계가 메모리 시장의 성장 둔화와 애플 쇼크로 인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TSMC 등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들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걸쳐 실적 하락세에 접어드는 형국이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은 D램 가격 하락으로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실적 하강국면에 들어섰다. 삼성전자는 지난 8일 작년 4분기 잠정 영업이익이 10조8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증권가에서 예측한 영업이익 12조~13조원대를 크게 하회했다. 특히 10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던 반도체 부문이 8조원가량의 영업이익 달성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줄을 이었다. 
 
SK하이닉스 역시 기존 전망에 비해 더욱 부진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오는 24일 발표될 SK하이닉스의 2018년 4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10조6187억, 영업이익 5조3403억원(에프앤가이드)이다.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발표 직후 SK하이닉스의 실제 영업이익은 전망치보다 약 15% 낮은 4조원 초중반대로 낮춰 잡는 분위기다. 인텔 역시 3분기 실적피크를 기록한 이후 4분기에는 3분기보다 실적이 하락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개발한 2세대 10나노급 D램. 사진/SK하이닉스
 
올해 1분기 전망은 더욱 어둡다. 삼성전자는 1분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절반 수준으로 급감한 영업이익 5조7140억원을 볼 것으로 추정됐다. SK하이닉스 역시 1분기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43% 줄어든 2조50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4분기부터 주력 생산품목인 D램 가격이 12% 가까이 하락한 데다, 1분기에는 10%~15%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 불황으로 인해 전 세계 IT업체들이 인터넷데이터센터(IDC)에 대한 시설투자 규모를 크게 줄이면서 주요 부품인 메모리 반도체 수요 역시 줄어든 탓이다.
 
비메모리 업체들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다. 주요 공급업체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주문량이 급격하게 줄어드는 중이다. 애플 협력사들은 줄줄이 실적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애플에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독점 공급하는 세계 1위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지난해만 해도 전년 대비 5.5% 늘어난 연간 지난해 324억7000만달러(약 36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올해 1분기 회사의 매출이 10~15% 급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아이폰XR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공급하는 일본의 재팬디스플레이, 아이폰용 광센서를 납품하는 스위스의 AMS도 각각 실적 전망치를 대폭 낮췄다.
 
반도체 업계가 혹독한 상반기를 겪고 난 후 하반기 반등할지, 아니면 당분간 하락세가 지속될 질지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자율주행차, 인공지능(AI)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면서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이 정체하면서 모바일 칩 시장이 단기간 내 살아나기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의 혁신 부제로 인해서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이로 인해서 전반적인 IT 수요가 단기간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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