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턱 높은 신혼희망타운…"대출 없인 청약 힘들어"
"소수 자산가 자녀만 청약 가능"…실효성 제고 방안 필요
입력 : 2019-01-14 15:29:48 수정 : 2019-01-14 15:29:48
[뉴스토마토 손희연 기자] 위례에 이어 평택고덕에서 두 번째 신혼희망타운이 나올 전망인 가운데 '금수저청약' 논란이 따라붙는다. 청약자격은 자산이 많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주어지는데 정작 분양가가 높아 빚내지 않고선 청약이 어려운 구조가 문제시된다. 결국 부모가 자산이 많아 현금여력이 있는 신혼부부에게만 사실상 정책 수혜가 쏠릴 것이란 논란이 지속 제기되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 위례신도시 A3-3b 지구에서 공급된 신혼희망타운은 340가구 공급에 1만8209가구가 청약해 평균 경쟁률이 53.5대 1을 기록했다. 서울과 인접한 위례 지역에서의 첫 신혼희망타운이라는 점이 수요자의 관심을 끌었다. 위례 신혼희망타운에 이어 평택고덕 신혼희망타운이 오는 15~16일 청약이 진행된다. 
 
이 가운데 신혼희망타운의 '금수저 청약'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신혼희망타운 분양가격이 같은 지역에 분양된 민간아파트 분양가와 별반 차이가 없다. 분양가가 높다 보니 대출 규모가 커지고 빚 청산의 부담도 상당하다. 위례 신혼희망타운의 분양가는 3.3㎡당 1800만원으로 같은 지역에 공급된 민간아파트 '위례포레자이' 3.3㎡당 1820만원(공급면적 기준)보다 20만원 가량 낮다. 위례 신혼희망타운 전용 55㎡의 분양가가 4억42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신혼희망타운 순자산 기준 금액인 2억5000만원을 빼면 2억원 가량 대출을 받아야 한다.
 
정부는 '금수저 청약' 논란를 방지하기 위해 별도 대출 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수익 공유형 모기지 대출을 통해 분양가의 최대 70%까지 연 1.3%의 초저리 고정금리로 최장 30년까지 대출해주는 방안이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분양가가 4억4200만원(전용 55㎡)의 경우 초기 부담금 1억 4000만원(대출한도 70%)을 낸 뒤 20년간 상환할 경우 매달 160만원을 내야 하는 이자부담이 상당하다. 30년은 110만원을 지불해야 한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해 30~39세 가구주의 연평균 소득은 약 5878만원으로 월 490만원의 소득 중 3분의 1을 20년간 대출금 상환에 사용해야 한다"라며 "이러다 보니 신혼부부는 막대한 부채를 지고, 소수의 자산가 자녀가 청약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업계는 신혼희망타운 소득·자산 기준을 완화해 수혜 계층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 소득 기준이 저소득층을 위한 배려를 위해 만들어진 기준이라고 하지만, 수혜 받는 계층의 소득 기준 완화는 현실적으로 매우 필요하다"라며 "월평균 소득액이 기준을 초과한다고 해도 실제 집값은 모은 돈에 비해 한없이 높아 신혼희망타운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속출한다"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평균소득의 130%까지 맞벌이 가구 1인당 소득이 외벌이 가구 소득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기 때문에 맞벌이 가구의 소득 기준을 더 높여줘야 할 필요성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이처럼 자산·소득 자격기준을 높여줄 경우 주거복지 개념의 신혼희망타운 의미가 퇴색되는 문제가 있다.
 
입지적 장점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위례는 서울과 인접하지만 다른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서울 외곽에 위치한다"라며 "신혼희망타운 입주자는 대부분 직장생활을 하는 신혼부부인데 서울에서 출퇴근하는 사람의 경우 접근성이 떨어진다"라고 말했다.
 
신혼희망타운의 가구 평형 크기가 신혼부부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하남 위례신도시와 평택 고덕이 대부분 전용면적 46㎡와 55㎡인데 원룸 수준의 평형대라 자녀를 계획하거나 자녀가 있는 신혼부부에게는 그리 적합한 주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현재 신혼희망타운 대상 기준은 결혼 7년 이내의 신혼부부나 1년 내 결혼 예정인 예비부부, 만 6세 이하 자녀를 둔 한부모 가정이다. 무주택자만 가능하며 청약통장 가입 기간은 6개월 이상, 납입 횟수도 6회 이상이어야 한다. 소득 기준을 보면 맞벌이 부부의 경우 도시근로자 평균 소득의 130% 이하, 외벌이 부부는 120% 이하여야 하며 순 자산이 2억5060만원을 넘지 않아야 한다. 전매제한이 최대 8년, 거주의무 기간은 최대 5년이다. 집을 되팔 때는 그 수익을 대출기관에 일부 납입해야 한다. 
  
손희연 기자 gh704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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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희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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